“별로 모은 것도 없지만 낼 건 내다보니 (표창을) 받은 것 같습니다.”
4일 우수 납세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재담꾼’ 탤런트 김성환(사진·52)은 수상 소감에 너스레로 응사했다. 연기는 물론, 걸죽한 입담과 가수 뺨치는 노래 솜씨(1977년 명창 박동진 선생에게 7개월동안 판소리 사사)로 198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나이트클럽 등 야간 업소를 주름잡은 그가 ‘별로 모은 것도 없다’니.
“많이 벌었죠. 하지만 8 남매 중 장남인 제가 그냥 혼자 살 수 있었겠습니까. 번 돈은 대부분 아직도 고향(전북 군산)에서 농사 짓는 부모님들과 동생 뒷바라지에 들어갔죠.”
남은 돈은 대부분 고향 땅을 사들이는 데 사용했다.
“가난 때문에 맺힌 한같은 거죠. 지금까지 사들인 땅이 한 2만평 정도 되는데, 평당 가격이 워낙 싸서 그런지 잘 오르지 않네요.”
김성환은 32년(TBC 10기 탤런트로 데뷔)동안의 연예 생활 중 20여년을 서울 동작구에 살면서 조세의 날(3월3일)이면 일일 세무서장 등을 맡으며 일찌감치 예비 우수 납세자로 꼽혀왔다.
“한 때는 연예계 선배들이 우수 납세자로 상 받으면 ‘나라에서 돈 제 때 잘 내라고 홍보하는 데 이용당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마흔 이후부터는 이런 것도 ‘착하게 사는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성환은 요즘 교통방송 ‘김성환 김지선의 9595쇼’(매일 오후12·10∼2·00), MBC ‘고향은 지금’(일 오전 8·00), 경인방송 ‘성인가요 베스트30’(토 밤10·30) 등을 진행하느라 눈코뜰새없다.
그는 “방송 스케줄 때문에 요즘은 야간 업소 출연이 뜸해져 수입이 줄어들어 내년에는 세금을 덜 낼 것 같다”고 웃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