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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태의 월가리포트]美 금리인상 없을듯

입력 | 2002-03-07 17:29:00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경제동향 보고서는 ‘베이지 북’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베이지색 표지의 책자 형태로 발표되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95년부터는 전산자료로도 배포되고 있다.

이 자료는 FRB 산하 12개 연방은행으로부터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미국의 지역별 민간소비와 산업별 동향, 고용과 물가 등에 관한 중앙은행의 시각을 담고 있다.

이 자료는 1년에 8번 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기 약 2주 전에 발표된다. 따라서 이 베이지 북은 약 2주 후 FOMC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전문가들이 1월의 FOMC 회의에서 현 금리 수준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도 이 베이지 북 때문이었다.

1월 16일 발표된 베이지 북에서 FRB는 “경제 회복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제조업 활동은 아직 취약하고 노동시장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6일에는 올 들어 2번째 베이지 북이 발표되었다. 3월 19일로 예정된 올 두번째 FOMC 회의를 13일 남겨둔 시점에서였다. 그러나 지난번보다 진전된 내용은 많지 않았다. 제조업 활동은 아직 전반적으로 취약하고 노동시장도 제자리걸음이라는 시각이 그대로다.

이 같은 중앙은행의 시각은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에 비추어 볼 때 매우 보수적인 것으로 평가된다.제조업 경기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2월 ISM지수는 19개월 만에 경기 회복을 알리는 50을 넘어선 것으로 발표됐다.

또 1월의 공장주문과 내구재 주문동향도 2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FRB는 아직도 “미국 경제는 회복될 것”이라고 속 시원히 털어놓지는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기업들이 지난해와 같은 인원 감축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노동시장에서의 최악 상황은 지나간 것으로 평가한 점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현 단계에서 물가상승의 압력은 없는 것으로 언급함으로써 3월 19일의 FOMC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임을 암시한 점은 주식시장에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남태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knt@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