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는 ‘마라톤 사관학교’로 불린다. 99동아마라톤 우승자 형재영(전북도청)과 98동아마라톤 우승자 김이용(무소속), 장기식(한국전력) 등 내로라하는 한국 남자마라톤의 기둥들이 이 대학 출신이다. 17일 열리는 2002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서 이들의 대를 이을 건국대의 유망주가 ‘스타탄생’을 노리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2의 김이용’으로 불리는 조근형이 그 주인공. 조근형은 1m73, 54㎏으로 마라톤에 적합한 체형을 갖춘데다 지난 3년간 ‘스타제조기’ 황규훈 감독으로부터 풀코스를 뛸 수 있는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왔다.
조근형(사진)은 2000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서 아벨 안톤(스페인) 등 세계적인 강호들을 제치고 우승하며 마라톤의 기대주로 떠오른 정남균(당시 한체대·현 삼성전자)과 같이 ‘깜짝 스타’로 떠오를 조건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
1월3일 제주도에서 거리주와 산악훈련으로 약점으로 지적되는 체력을 보강했다. 30㎞, 40㎞, 45㎞, 3시간 지속주를 무리없이 소화해냈고 주당 3번씩 실시한 ‘지옥’의 200m오르막 인터벌(200m오르막 달리고 200m내리막 조깅×20개)도 거뜬히 해냈다.
4일 춘천에서 실시한 마지막 도로훈련에선 15㎞를 45분11초에 주파했다. 이는 5㎞를 15분03초대로 달린 것으로 풀코스를 2시간8, 9분대로 뛸 수 있는 페이스. 특히 마지막 5㎞는 14분55초로 뛰었다.
조근형의 장점은 지구력 스피드가 좋다는 것. 지친 상태에서도 스피드를 낼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 때문에 30㎞까지는 어떤 선수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선 20㎞ 페이스메이커로 나섰다가 32㎞까지 독주하고 빠졌을 정도.
이번이 첫 풀코스 도전. 모든 훈련을 잘 마쳐 자신감에 차 있다. 조근형의 목표는 8분대에 진입해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출전권을 따내는 것. 이봉주(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열린 밀라노대회에서 2시간9분11초를 뛰어 이기록보다 좋아야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다.
황 감독은 “현재는 2시간 9, 10분대를 뛰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35㎞정도까지만 잘 따라 간다면 더 좋은 기록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건국대의 신영근과 민지홍 등도 첫 풀코스에 도전해 가능성을 타진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