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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유상안/´독립운동 요람지´탑골공원에 현판 없어…

입력 | 2002-03-07 17:54:00


며칠 전 시골에서 상경한 삼촌 일행과 탑골공원에 갔다. 공원 안으로 들어가기 전 정문 앞에서 보니까 그전에 봤던 ‘삼일문’이란 현판이 문 위에 붙어 있지 않았다.

공원관리사무소 직원에게 그 사유를 물어봤더니, 지난해 가을쯤 한 독립운동단체에서 현판에 씌어진 ‘삼일문’ 글씨가 일제시대 때 친일행적이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글씨라 독립운동의 본산인 탑골공원 정문 현판으로 부적합하다며 떼어놓은 이후 지금까지 현판을 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탑골공원은 우리 선조인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의 식민지통치에 항거하며 독립만세를 부르고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던 유서깊은 곳이다.

3·1절 무렵이면 언제나 많은 내외국인들이 찾는 곳이다. 그런데 탑골공원의 이름인 삼일문 현판이 붙어 있지 않은 것은 마치 이빨 빠진 사람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언짢았다.

적당한 글씨체를 아직 못 구해 현판을 안 붙인 채 마냥 그대로 놔둘 것인가. 새로운 글씨를 3·1운동 당시의 민족지도자 등 독립운동가 후손 중에서 이름있는 서예가가 있으면 그 서예가로부터 새 글씨를 받아 현판을 제작해 문에 붙이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봄 직하다.

탑골공원이 명실공히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발상지요, 요람임을 알리는 데 손색이 없도록 조치를 취해주었으면 한다.

유상안 서울 강북구 우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