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텍사스 레인저스의 ‘황금 콤비’가 떴다.
8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샬럿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미국프로야구 시범경기. 마운드엔 선발로 박찬호가 나섰고 ‘안방’엔 이반 로드리게스가 앉았다. 10년 연속 골드글러브 수상의 현역 최고 포수 로드리게스가 공식 경기에서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처음 배터리를 이룬 것이라 호흡이 잘 맞을지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둘은 마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사이처럼 보란 듯이 ‘찰떡 궁합’을 이뤘다. 박찬호는 구질 파악을 위해 다양한 공을 요구한 로드리게스의 사인에 부응하며 입맛에 맞는 공을 척척 꽂아넣었다. 직구, 커브, 체인지업…. 박찬호의 절묘한 변화구에 신시내티의 간판타자 켄 그리피 주니어는 두 차례나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4이닝 동안 단 2안타만 내주며 비자책으로 1실점. 삼진을 무려 6개나 잡아냈고 볼넷도 없는 뛰어난 피칭이었다. 최고스피드는 147km. 경기가 끝난 뒤 오코스타 투수코치는 “정말 위력적인 투구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찬호는 2-1로 앞선 상황에서 5회초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갑자기 내린 비로 게임이 취소되는 바람에 승패는 기록되지 않았다.
박찬호는 “로드리게스가 여러가지 공을 받아보고 싶다고 해서 커브와 체인지업을 자주 섞어 던졌다. 나를 알려고 많이 노력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처음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김병현 “아뿔싸 홈런 1방”
한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23)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7회 솔로홈런을 얻어맞는 등 1이닝 2안타 1실점으로 3경기 만에 첫 실점했고 시카고 컵스의 초청선수 이승엽은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