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지역 10만가구에 전력과 난방을 공급하는 남동발전회사 산하 분당복합화력발전소의 가스터빈 1대가 6일부터 고장을 일으켜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5일 발전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이후 발전소 터빈이 고장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당복합화력발전소 상황실은 10일 “가스터빈 6호기가 과도한 진동현상을 일으켜 6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다”며 “발전노조의 파업 이전부터 정비를 시작한 7호기의 부품 등을 널어놓은 상태라 현재 공간이 모자라 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실은 “분당복합화력발전소에는 대당 출력 7만5000㎾의 가스터빈이 모두 8개로 이중 정비하고 있거나 고장난 것을 제외하고 현재 5대가 가동되고 있다”며 “봄철이 되면서 난방수요가 줄어들어 전력과 난방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발전노조 측은 “숙련된 운영자가 근무했다면 가스터빈의 미세한 이상 현상을 조기에 발견해 1, 2일 만에 금방 고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미숙련 운영자의 늑장 대처로 고장수리에 적어도 한달 이상 걸리게 됐다”고 말했다.
발전노조는 “분당복합화력발전소 가스터빈 사고는 ‘대체 인력만으로도 한달간 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다’는 산업자원부의 주장과 현실이 다른 점을 증명한 것”이라며 “비슷한 사고가 연거푸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발전노조 조합원 3000여명은 10일 오후 연세대(1200여명)와 동국대 인천대 서대전시민공원(각각 600여명) 등에서 동시다발로 대회를 열어 파업 14일째 상황을 점검한 뒤 앞으로의 투쟁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