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말없이 늘 그 자리에서 무거운 발걸음을 지켜봐 주는 산을 닮아보려고 노력했지만 산을 벗어나면 범부(凡夫)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경남도청 사회복지과 강인태(姜仁邰·43)씨가 바쁜 일상 속에서 짬을 내 백두대간 종주를 마친 뒤 ‘백두대간 산행일기’라는 280쪽짜리 책을 10일 펴냈다.
강씨는 진주 백두대간 산악회원 30여명과 함께 96년 7월 7일 산청군 산청읍 내리 웅석봉에서 시작해 98년 6월7일 진부령까지 모두 41차례에 걸쳐 730여㎞의 백두대간을 구간 종주 했다.
이 책에는 종주에 필요한 준비물과 독도법(讀圖法), 종주구간 주변의 산야에 대한 느낌, 지명에 얽힌 이야기, 등산과정에서 있었던 추억들까지 종주 차수별로 정리돼 있다. 또 책의 끝 부분에는 백두대간과 관련된 문헌을 요약, 정리해 두었다.
강씨는 책 첫머리에서 “종주기간 내내 우리나라의 등줄기인 백두대간만은 더 이상 훼손하지 말고 후손에게 물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적고 있다.
그는 “통일이 되면 분단의 벽을 넘어 금강산을 지나 백두산까지 이어진 북한의 대간길을 밟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공무원직장협의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기도 한 강씨는 백두대간 종주에 이어 낙남정맥과 낙동정맥의 종주도 올초에 마쳤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