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치러진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제주·울산 경선 투표율이 각각 85.2%와 71.4%로 나타났다. 경선 선거인단의 구성은 민주당 대의원(2): 당원(3): 국민(5)의 비율로 되어 있다. 이 중 대의원과 당원들은 거의 투표에 참가했다고 본다면 불참자의 대부분은 ‘국민경선제의 꽃’이라고 할 국민(일반 공모당원)인 셈이다. 선거인단 구성비율에 대입하면 30∼50%에 달하는 일반유권자가 투표에 불참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국민경선제에서 ‘국민’은 들러리를 선 격이다. 이래서는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선거에 민심을 반영한다는 국민경선제의 본래 취지가 무색하다. 민주당 측은 지난달 말 제주에서 4만8000여명이 국민선거인단 참여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그 숫자대로라면 제주에 사는 10명 중 1명 꼴로 신청한 셈이다. 울산에서도 전체 유권자의 7.3%인 4만9000여명이 응모했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최고 1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경선 참여 자격을 얻었다는 일반공모 유권자의 상당수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국민경선에 참여하겠다던 ‘국민’의 수가 엄청난 ‘허수’임이 드러난 것이다. ‘허수’의 주범이 경선 후보간 인위적 동원경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마구잡이로 끌여들였지만 막상 투표는 외면한 것이다. 더구나 동원에는 돈이 들기 마련이다. 아직 14개 권역이 남은 민주당의 국민경선제가 실패하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엄격한 선거관리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당 선관위의 업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여전히 동원과 줄 세우기가 판을 치는 ‘무늬만 국민경선제’가 거듭된다면 경선 불복 등 엄청난 후유증을 부를 수 있다. 또 그렇게 해서 선출된 민주당 대선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어떨 것인지는 물으나 마나이다. 당장 다음 경선부터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