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현 집행부 신임과 연계된 임단협 합의안이 거부됨에 따라 실시되는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 노조의 제11대 집행부 선거가 11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11일 지하철공사 등에 따르면 노조는 13일까지 위원장과 지부장(4명), 지회장(43명) 등 새 집행부 후보등록을 받은 뒤 20∼22일 조합원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1차 투표에서 조합원(전체 9331명)의 과반수 이상 투표에 유효투표 수의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2명을 대상으로 27∼29일 결선투표를 벌여 과반수 이상 투표에 다수 득표자가 새 위원장으로 결정된다.
현재 강력한 후보는 배일도(裵一道·51) 현 노조위원장과 99년 ‘4·19 파업’ 이후 승무지부장 직무대행을 했던 이상대(李相大·40)씨.
당초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배 위원장은 11일 서울 성동구 용답동 군자차량기지에서 ‘평생직장 건설을 위한 후보 선출대회’에서 후보로 다시 추대돼 후보 등록을 마쳤다.
배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신임 집행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조합원들에게 배포해 사측과 합의한 2001년도 임단협안이 최선이었음을 설득하고 있다.
배 위원장은 “노조 활동의 목적이 ‘파업’이 돼서는 곤란하다”며 “이번 선거는 한국 노동운동이 정책노조로 체질을 개선하느냐, 아니면 파업만을 부르짖는 과거로 회귀하느냐의 중대한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내 강성 계열로 꼽히는 조합원들은 9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 지축차량기지에서 ‘민주단일후보 선출대회’를 열어 이씨를 위원장 후보로 뽑았다.
이 후보 측은 “온건적인 배 위원장 체제에서 노조의 현장조직이 와해됐고, 사측과의 관계도 수직적인 것으로 변질됐다”며 “파업을 바라는 조합원은 아무도 없지만 노동운동의 정도는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