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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어린이 창작만화공모전 대상 구한울양

입력 | 2002-03-12 17:04:00


유치원 때부터 구한울(선화예중 1년)의 꿈은 만화가였다. “만화는 무슨 만화, 공부 열심히 해라”라고 엄마가 말씀하셔도 책장 사이에는 언제나 만화를 그릴 흰 종이가 끼워져 있었다.

한울이는 이제 그 꿈에 한 걸음 다가섰다. 동아일보사와 계몽사가 주최한 ‘제1회 어린이 창작만화공모전’에서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은 것. 이번 대회에는 총 3만5000편이 접수돼 그 중 500편이 예선을 통과했다.

‘지구촌이 하나 되는 날’이란 제목의 수상작에서 한울이는 장수동물인 거북이를 우리나라의 상징으로 삼고 거북이 등을 축구공으로 표현하는 아이디어를 발휘했다. “가족끼리 자주 나들이를 했던 게 그림 그리는 데 도움이 됐어요. 놀이동산을 가거나 동물원에 갔을 때 본 장면들이 만화를 그릴 때면 머릿속에 사진을 찍어놓은 것처럼 떠오르거든요. ”

친구들 사이에서 한울이는 일찌감치부터 만화가였다. 한컷짜리 만화는 물론이고 유치원에 간 아이가 벌이는 소동을 스프링노트 한권 분량에 그린 연재만화도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였다. 또래의 다른 아이들처럼 ‘세일러문’ ‘포케몬’ ‘디지몬’ 만화를 섭렵해온 한울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기공룡 둘리. 한울이가 스스로 만들어낸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애착을 갖는 것이 공룡과 외계인이다.

제1회 어린이 창작만화 공모전 대상 수상작
구한울의 '지구촌이 하나되는 날'

예중에 진학한 한울이가 미술교육을 집중적으로 받기 시작한 것은 남들보다 늦은 초등학교 5학년때. 만화가가 되려면 예중부터 가서 체계적으로 그림공부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길잡이를 한 것은 한때 만화가가 되는 것을 반대하던 엄마 김수경씨(39·서울 송파구 가락동)다.

“한울이에게 소질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만화가의 장래가 그리 밝아보이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데 오랫동안 망설였어요. 하지만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가도록 도와줘야 할 것 같더군요.”

중학생이 된 한울이는 해야 할 학과공부의 양은 늘었지만 요즘 신바람이 난다.

좋아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게 됐고, 초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 때 출품한 작품으로 큰 상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둘리처럼 멋진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정은령 기자 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