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줌비니-수학논리여행/ 미국 브로더번드 소프트웨어사 제작/ CD 4만9500원 아리수미디어(초등 1학년 이상)
나에게 ‘수학’은 학교만 벗어나면 두 번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졸업할 무렵이 되어서야 수학이 논리적 사고의 출발점이고 흥미로운 데가 있는 학문이란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으리. 다만 아이만은 나의 전철을 밟지 않고 수학을 재미있게 느끼게 해주려고 고른 CD가 ‘줌비니-수학논리여행’이다.
줌비니 섬에는 얼굴이 제각각 다른 256명의 줌비니가 산다. 서로 모습은 다르지만 아주 행복하게 살던 이들은 마음씨 나쁜 블로트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되자 섬을 떠날 결심을 한다. 한번에 탈출할 수 있는 줌비니는 모두 열여섯명. 여러분들은 이들을 도와 모든 줌비니들을 줌비니 동산으로 데려가야 한다. 줌비니 동산으로 가는 길은 정말이지 멀고도 험난하다. 걸핏하면 재채기를 해대는 ‘알레르기 절벽’을 넘어, 나무괴물에게 ‘피자파티’도 열어주고, ‘삐따기 동네’를 후다닥 뛰어 지나는 등 자그마치 열두고비를 넘어야 간신히 줌비니 동산에 도착할 수 있다. 휴우! 이 열두고비들을 넘어가려다보면 자연스럽게 일대일 대응, 집합, 대수, 점과 좌표, 통계 등의 개념을 적용하게 된다. 게임을 하면서 논리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학개념들을 온몸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줌비니 동산까지 가는 열두고비에는 각각 난이도가 다른 4단계가 있다. 일곱 살 정도면 1단계에 도전할 수 있다. 4단계는? 부모님께서 도전해보시라. 나도 아직 약 100명의 줌비니를 더 구해야 된다.
‘올리의 그림동화만들기’를 만든 미국의 브로더번드 소프트웨어사에서 개발했고, 1997년 ‘볼로냐 국제도서전시회’에서 뉴미디어상을 수상했다.
가리새, 메지, 잔재비. 이런 말의 뜻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글화 작업을 한 아리수미디어(www.arisumedia.co.kr)는 ‘줌비니 - 수학논리여행’ 한글판에 등장하는 줌비니들의 이름을 모두 순우리말로 지었다. 설명서 여러 쪽에 걸쳐있는 이름 설명에서 제작업체의 정성이 느껴진다. 최근 줌비니2가 출시되었는데 한글설명서만 제공되는 영어판이라는 점이 아쉽다. 현재 한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초등 1학년 이상)
정경미(주부·서울 강남구 도곡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