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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내친구]재즈댄스에 푹 빠진 이지희씨

입력 | 2002-03-12 17:33:00

이지희씨(가운데)와 이화여대 댄스 동아리 ‘액션’ 멤버들이 연습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지희씨(22·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3학년)는 ‘춤바람 난’ 여대생이다.

버스나 전철을 타고 갈 때 어디서 음악이 흘러나오면 저절로 몸이 들썩거린다. 학교내에서 도서관으로 향하다가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간다’고 어느새 발걸음은 재즈댄스 연습실로 향하기 일쑤다. 잠을 잘 때도 머릿속에선 스텝이 그려질 정도다.

이씨의 학교엔 그처럼 춤바람난 학생이 17명이나 더 있다. 이들은 모두 춤 동아리인 ‘액션(Action)의 멤버들이다. 이씨는 98년 창설된 이 동아리의 회장.

그가 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새내기때인 2000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갔다가 ‘액션’ 선배들의 공연을 보고 홀딱 반해 버렸다. 신입생 선발 테스트에서 이씨는 힙합 음악에 맞춰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몸을 흔들었다. 고교 때엔 춤추는 것과는 담을 쌓았었는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너무나 열심이었던 새내기의 열정에 감탄했던 지 선배들은 이씨를 신입회원으로 받아들였다.

동아리 멤버가 된뒤 이씨는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신바람이 나서 춤에 빠져 들었다. 모든 댄스의 기본인 재즈 스텝부터 배우면서 1주일에 3번 오후 5시부터 밤 9시까지 4시간씩 밥도 굶어가며 춤을 배웠다.

이씨가 ‘액션’ 회원이 된 뒤 2년여간 교내외 찬조공연만 다닌 것도 벌써 50회. “무대위에서 사람들을 바라 보는 기분 아세요? 정말 흥분돼요. 춤을 배우고 나면서부터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어요.”춤을 배울 때 “공부는 안하고 춤만 춘다”며 적잖이 걱정하던 그의 부모님은 공연장에서 딸의 자신감있는 모습을 본 뒤부터는 오히려 격려를 해줄 정도.

한번은 이씨의 생일에 동아리 회원 8명이 신촌에 있는 ‘힙합바’를 간 적이 있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스피커에서 미국의 팝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베이비 원 모 타임’이 흘러나왔다. 이 음악은 동아리 회원들이 평소 연습하던 곡가운데 하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8명이 모두 무대 중앙으로 몰려나갔고 이들이 음악에 맞춰 자로 잰 듯 댄스를 펼치자 홀에선 열광적인 박수와 함성으로 난리가 났다. 나중에 이 가게 주인 아저씨가 “자주 놀러오라”며 공짜술도 주고 서비스만점이었다고.

“음악에 맡겨 한번 신나게 몸을 흔들어 보세요. 세상이 달라져 보일 거예요” 이씨의 춤 예찬론이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재즈댄스는…정해진 규책없이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표현하는 춤

‘재즈댄스(Jazz dance)’의 특징은 자유롭게 춤을 춘다는 점이다.

클래식 발레처럼 자세가 미리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이런 춤’이라고 정의를 내리기도 어렵다. 재즈 댄스엔 뮤지컬 댄스, 리듬&블루스, 힙합, 브레이크, 펑키 등 모든 요소가 포함된다. 음악에 몸을 맡겨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하는 춤이 바로 재즈 댄스. 재즈댄스의 기원은 아프리칸 댄스로 흑인들이 재즈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 게 백인들 사이에서도 유행해 1927년부터 ‘재즈댄스’란 용어가 사용됐다.

이 춤은 1930년대부터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접목돼 발전하기 시작했고 1970년대에 디스코붐이 일어나면서 다양한 요소의 춤이 가미돼 현대의 재즈댄스로 정착이 됐다. 춤을 출 때 배경음악은 보통 리드미컬한 8비트의 음악을 깐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