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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슈팅은 이렇게…" 킬러 특별과외

입력 | 2002-03-12 17:41:00

이동국이 헤딩연습을 하고있다.


요즘 한국축구대표팀의 훈련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노라면 거스 히딩크 감독의 ‘특별 과외’가 유난히 눈에 띈다.

히딩크 감독은 11일 이동국 이천수 차두리 등 스트라이커 후보 3명을 불러놓고 직접 ‘기술적으로 슈팅하는 법’을 가르친 데 이어 12일에는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헤딩슛 연습을 시켰다.

13일 밤 11시(한국시간) 벌어질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공격수들을 집중 조련하는 이유는 뭘까. 어찌 보면 간단하다. 올 초 북중미골드컵에서의 부진이 결국 공격수들의 득점력 부족에서 기인했던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히딩크 감독은 12일 ‘의미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것도 아닌데 승패는 별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로 플레이에 의욕을 가지기 위해서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위해 뛰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약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라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강조해 온 그로서는 ‘이례적인’ 발언이었다. 승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것일까.

이날 히딩크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뛰고 있는 ‘테리우스’ 안정환(페루자)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기회는 주지만 기량을 입증하는 것은 그의 몫이다.” 히딩크 감독은 안정환이 대표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만큼 경기를 통해 실력을 증명할 기회를 갖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평가전에서도 되도록 여러 선수를 기용해 시험할 것”이라고 밝힌 히딩크 감독이지만 이처럼 공격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비록 평가전이지만 ‘좋은 결과’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얘기다.

히딩크 감독은 튀니지전에 ‘3-4-3 포메이션’의 필승 전술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국(포항 스틸러스)이 중앙공격수로 상대 골문을 두드리고 이천수(울산 현대)가 왼쪽에서 지원사격을 한다. 여기에 홍명보(포항 스틸러스)를 중심으로 김태영(전남 드래곤스)과 최진철(전북 현대)이 대표팀 문단속을 하게 된다. 히딩크 감독은 체력테스트에서 1위를 한 신예 조병국(수원 삼성)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송종국(부산 아이콘스)이 중앙에서 공수조율을 담당하고 최성용(수원 삼성)과 이을용(부천 SK)은 각각 오른쪽과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다. 김남일(전남 드래곤스)과 이영표(25·안양 LG)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경쟁한다.

라망가(스페인)〓주성원기자 swon@donga.com

▼튀니지는 어떤팀…아프리카예선 23골 무패 본선진출 강팀

13일 한국과의 평가전은 튀니지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될 듯하다. 튀니지대표팀의 앙리 미셸 감독이 월드컵 예선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상당수 배제한 채 최근 새로운 멤버로 새 팀을 꾸렸기 때문. 튀니지 최고 골잡이 지에드 자지리가 부상에서 회복, 복귀한 것이 눈에 띈다. 반면 아프리카 최고의 골키퍼라는 초크리 엘 우아에르를 평가전 명단에서 제외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

튀니지는 월드컵 예선에서 아프리카 최다골(23골)을 넣어 막강한 공격력을 발휘한 팀이다. 예선 6승2무로 1패도 없이 본선 티켓을 따냈다. 2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 한국(41위)보다 12위 앞선다.

월드컵 예선에서는 승승장구했지만 지난달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에서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유일하게 8강 진입에 실패했을 정도로 기량의 기복이 심하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출신의 앙리 미셸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혔다. 미셸 감독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의 부진으로 튀니지 축구팬의 원성을 사는 바람에 한국과의 평가전 결과에 따라 자칫 ‘자리’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

라망가(스페인)〓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