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청은 1983년 영국 런던에서 유학 중 행방불명된 고베(神戶)시 출신의 아리모토 게이코(有本惠子·여·당시 23세·사진)가 북한에 납치됐다고 판단,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경찰청 공안부는 1970년 일본여객기 요도호 공중납치 사건에 가담했던 적군파 범인의 전처(46)로부터 “아리모토씨를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유인해 북한공작원에게 넘겨주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이날 발표했다.
요도호 사건 관련자가 북한의 일본인 납치에 가담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작년 말 북한 공작선으로 추정되는 괴선박 침몰사건으로 경색된 북-일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요도호 사건에 가담했던 적군파 범인들은 사건 직후 북한에 망명했으나 최근 가족 중 일부가 일본으로 돌아왔고 경찰청은 이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 왔다.
경찰청은 이로써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은 모두 8건에 11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아리모토씨는 82년 영국으로 건너가 어학원을 다니다가 83년 10월 가족에게 “일자리가 생겨 귀국이 늦어질 것”이라는 편지를 보낸 뒤 연락이 끊겼다. 그 후 88년 9월 스페인 여행 중 행방불명됐던 일본인 남성 2명이 아리모토 가족에게 “아리모토씨와 함께 평양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와 그가 납치됐을 가능성은 오래 전에 제기됐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