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김근태(金槿泰) 후보가 어제 오후 전격 사퇴했다. 지난 주말 제주 울산 경선에서 가장 적은 표를 얻은 것이 때 이른 사퇴의 결정적 요인일 것이다. 경선이 진행되면서 후보간 우열이 분명해지면 또 다른 후보가 뒤이어 사퇴할 수 있으며 이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선거혁명’을 앞세운 민주당의 국민경선제가 말 그대로 구태의 악습에서 벗어나 얼마나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지느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제주 울산 경선이 ‘성공적’이라는 민주당 지도부의 자체 평가에 동의하기 어렵다. 마구잡이식 동원경쟁에 여전한 줄 세우기가 경선 판세를 좌우했다면 그것을 성공적 국민경선제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여기에 더해 특정 후보들이 선거운동원을 동원하고 선거인단에 돈까지 주었다면 이는 ‘실패한 경선’이라는 평가를 내려야 마땅하다. ‘대선 감시 시민옴부즈맨’(김성수 성공회대 총장 등 18인)은 엊그제 이인제(李仁濟) 김중권(金重權) 후보 측이 이런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공개했다. 이 후보 측은 일부 선거인단에 점심식사를 제공하는가 하면 현금봉투까지 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후보 측 역시 일당을 주고 대학생 선거운동원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자체 조사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중앙선관위가 나서 그 진상을 밝히고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에 앞서 이, 김 두 후보는 직접 해명하고 사과하는 것이 도리다.
성격은 다르지만 전북지사인 유종근(柳鍾根) 후보와 다른 경선주자 한 명이 공적자금 관련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것도 신속히 정리되어야 할 문제다. 이들이 혐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만큼 검찰은 사실 여부를 빨리 밝혀야 한다. 비리 혐의자가 대선후보 경선에 계속 나서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