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1970년대 서울 명동의 명소였던 옛 국립극장인 ‘시공관(사진)’ 되살리기에 문화예술인과 각계 인사들이 발벗고 나섰다.
김정옥 문예진흥원장, 김용준 전 헌법 재판소 소장, 김장환 명동상가번영회 회장, 이창무 서울시극장협회장, 조홍규 한국관광공사 사장, 김영진 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박영숙 호주대사관 문화원장 등 각계 인사 100여명은 12일 오후 서울 다동 한국관광공사 회의실에서 모임을 갖고 ‘구(舊) 시공관 되살리기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발족시켰다.
일본인 건축가 이시바시(石橋)가 1934년 설계 건축한 시공관(대지 540평 지하1층 지상4층)은 처음에는 영화관으로 사용되다 해방 직후 서울시 공관을 거쳐 1959년부터 국립극장 간판을 걸고 연극 무용 창극 등 ‘공연의 메카’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73년 국립극장이 서울 장충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1975년 대한투자금융(대한종합금융의 전신)에 21억여원에 팔렸다.
이날 추진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재기(金在基) 한국관광협회 중앙회장은 “시공관은 한때 국내 유일의 국립극장이었고 근대 문화예술의 산실이었다”며 “문화와 관광의 경쟁력은 전통문화의 보존 관리에 있기에 역사적 소명을 갖고 시공관 되찾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대한종합금융측이 건물 값으로 800억원을 요구하고 있어 매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추진위측은 그러나 시공관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예술문화행사를 비롯 홍보 활동, 자선 행사 등 모금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