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일하는 노인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15년 동안 재직한 김영성(金榮成·71)씨는 요즘 자신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노인복지센터에 다니며 매일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던 중 사랑의전화복지재단(회장 심철호·沈哲湖)에서 하는 노인 배달서비스 ‘실버 퀵’ 배달요원으로 일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버 퀵은 퇴직한 공무원 교사 회사원 등 60, 70대 노인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각종 서류, 상품, 꽃배달 심부름 등을 위탁받아 하는 퀵서비스의 일종. 김씨는 “이제 쓸모 있는 사람이 됐다”며 기뻐했다.
실버 퀵을 담당하는 송수영(宋受映) 사회복지사는 “60세가 넘어서 일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어르신들이 찾아와 서로 일하시겠다며 열의를 보여줘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사랑의전화복지재단은 12일 오후 3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 입구 만남의 광장에서 실버 퀵 발대식을 가졌다.
또 대한은퇴자협회(회장 주명룡·朱明龍)는 13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도화동 삼창프라자에서 ‘전문위원 위촉식’ 행사를 갖는다.
제일제당 사장을 역임한 원종섭(元鐘燮·57)씨 등 전 현직 교수, 대기업 중역, 복지전문가를 포함한 18명의 전문위원은 각자의 지식과 경험을 다른 은퇴자들에게 무료로 상담해 주게 된다.
전문위원 중 영관급 장교로 퇴역한 뒤 국방대학원 등에서 18년 동안 강의했던 전종환(全鐘煥)씨는 “노인들도 밖에 나가서 갈 곳이 필요하고 일할 곳도 필요하다”며 “국가에서도 노인들이 가진 양질의 노동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