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초 시작된 허블우주망원경 업그레이드 작업이 최근 끝났다.
허블망원경을 수리한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는 망원경을 다시 궤도로 돌려보내고 12일 지구로 귀환했다. 이번 작업은 90년 4월 허블망원경이 우주로 발사된 뒤 가장 큰 규모의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허블망원경은 당초 10년 정도 쓸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에 장비를 첨단 기기로 바꿔 앞으로 10년은 계속 우주 비밀 탐사에 나선다.
허블망원경은 이번 작업을 통해 시력을 10배나 높였다. 미우주항공국(NASA)은 허블망원경의 기존 카메라 대신 7600만 달러짜리 ‘첨단관측카메라(ACS)’를 달았다. 이 카메라는 3개의 카메라가 결합돼 있어 현재의 허블망원경보다 시야는 2배, 선명도 2배, 감광도는 5배 이상 뛰어나다.
이 카메라를 만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홀랜드 포드 교수는 “1.8m 서로 떨어져 있는 지상의 바퀴벌레를 우주에 있는 허블망원경이 구별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NASA는 허블망원경의 ‘심장’인 전력통제장치도 교체하는데 성공했다. 우주에서 이뤄진 이 작업은 워낙 많은 전선과 장비들이 엉켜 있는데다 잘못될 경우 망원경을 아예 못 쓸 정도로 위험해 역사상 가장 어려운 우주유영으로 평가됐다.
이밖에도 NASA는 허블망원경의 낡은 태양전지판을 ⅓크기의 새로운 판으로 바꾸고, 99년부터 못쓰게 된 적외선 카메라도 교체했다. 콜럼비아호의 우주인들은 우주에 떠 있는 허블망원경에 접근해 로봇팔로 허블망원경을 붙잡아 우주선에 고정시킨 뒤 우주인들이 우주 공간에서 유영하며 허블망원경을 수리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