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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직 맡으려면 아태재단 통해야…"

입력 | 2002-03-12 18:39:00


아태재단은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인재 풀’ 역할을 해왔다. 현 정권 출범 후 각 분야 요직에 진출한 재단 출신 인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자연히 ‘감투’나 ‘자리’를 위해 재단 문을 두드리는 사람도 많았고, 구설도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아태재단은 동교동계와 함께 현 정권 실세권력의 양대 축을 이룬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현 정부에서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과 국가정보원장, 통일부장관을 차례로 역임한 임동원(林東源) 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보는 아태재단 사무총장 출신이며 신건(辛建) 국가정보원장은 서울시지부장을 지냈다.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 1차장으로 발탁됐던 나종일(羅鍾一) 주 영국대사와 김상우(金翔宇)국제안보대사는 연구위원 출신. 남궁진(南宮鎭) 문화관광부장관은 현직 아태재단 이사다.

또 박금옥(朴琴玉) 대통령총무비서관은 재단 비서실 차장 출신이며 손숙(孫淑) 전 환경부장관과 백경남(白京男) 전 여성특위 위원장도 아태재단에 몸담은 일이 있다.

아태재단을 거쳐 정치권에 진출한 인사로는 정동채(鄭東采) 이강래(李康來) 의원과 장성민(張誠珉) 전 의원,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 등을 꼽을 수 있다.

정 의원은 이사장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이 의원은 연구위원 출신. 장 전 의원은 아태재단 공보비서를 지낸 뒤 국민회의 부대변인으로 정치권에 들어왔다.

최재승(崔在昇) 설훈(薛勳) 의원은 현재 아태재단의 후원회장과 이사를 각각 맡고 있으나 ‘아태재단 맨’이라기보다는 동교동 비서 출신으로 분류된다. 재단 감사를 맡고 있는 천정배(千正培) 의원도 정치권 진출 이후 아태재단에 관여했다.

정부 요직과 정치권에 진출한 인사들은 비교적 잡음이 덜했지만 정부 산하기관 임원으로 기용된 인사들은 거센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러일으킨 경우가 적지 않다.

아태재단이 본격적으로 세간의 구설수에 오르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 12월 재단 후원회 사무처장을 지낸 황용배(黃龍培) 전 한국마사회 감사가 금융감독원의 주가조작 조사 무마 로비 대가로 2억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부터였다.

정부 산하기관 진출 인사로는 재단 이사장을 지낸 오기평(吳淇坪) 세종재단 이사장과 재단 기획실장 출신인 김삼웅(金三雄) 대한매일신문 주필, 중앙위원을 지낸 정복진 성업공사 이사 등이 있다.

종합유선방송위원장을 지낸 한정일(韓貞一)씨는 현재 아태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한상진(韓相震) 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도 아태재단 출신이다.

아태재단 출신 정치인 및 고귀공직자

정치인

최재승 설훈 정동채 이강래(이상 국회의원) 장성민(전 국회의원) 유종근(전북지사)

정부 고위공직자

신건(국가정보원장) 임동원(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보) 나종일(주 영국대사) 남궁진(문화관광부장관) 손숙(전 환경부장관) 백경남(전 여성특위 위원장) 박금옥(대통령총무비서관) 김상우(국제안보대사)

정부산하기관 임원

오기평(세종재단 이사장) 황용배(전 한국마사회 감사) 정복진(전 성업공사 이사) 김삼웅(대한매일신문 주필) 한정일(전 종합유선방송위원장) 한상진(전 한국정신문화원장)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