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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사례별 가이드]출신직업 특성 살리면 ‘절반은 성공’

입력 | 2002-03-13 17:28:00


‘자신의 강점으로 창업하라.’

창업에 관한 불문율이다. 창업에 성공하려면 프로가 돼야 하고 프로의 자질은 자신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다. 창업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옛 직업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분야에서 창업을 하라고 강조한다.

적어도 2∼3년, 많게는 10년 이상 특정 분야에서 직장 생활을 한 경험을 사장시키지 말라는 소리다. 아이인터넷 유근일 사장은 “직업은 성격이나 심지어 삶의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창업과 직장생활은 다르지만 사실은 동일한 삶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직업 경력을 고려한 창업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인 셈이다. 출신 직업별로 어떤 분야의 창업이 유리한지를 알아봤다.

▼관리-경영능력 살려야▼

▽대기업 중견간부, 브랜드에 주목하라〓대기업 중견간부 출신들은 관리 능력이나 리더십도 뛰어나다. 대인 관계의 폭이 넓은데다 투자 여력이 있는 점도 창업에 유리한 조건.

다만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연령대가 40대 중반을 넘어 초기 사업 실패로 재기 불능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어느 때보다 자녀 교육비 등 생활비가 많이 드는 시기다. 건강에도 다른 연령층보다 신경을 써야한다. 또 가치관이 뚜렷해 ‘요즘 젊은 것들은…’ 등의 편중된 사고를 하기 쉬운 것도 사업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대기업 중견간부 출신은 브랜드 신뢰도가 높거나 어느 정도 탄탄한 프랜차이즈 업종을 택하는 게 좋다. 관리 및 경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외식업종일 경우 게요리 전문점, 바다가재 전문점, 찜닭 전문점, 삼겹살카페, 진흙오리구이점 등 중대형 외식업소가 유리하다. 판매업은 부엌가구 전문점 등 신세대보다 30∼40대를 타깃으로 삼는 업종이 좋다. 임대형 사업으론 노래방이나 실내골프장, 업그레이드 PC방 등도 어울린다.

▽공무원, 성실성을 활용하라〓 관료 조직에 있다보면 성실하나 수동적인 성향이 몸에 배기 마련. 사람마다 다르지만 가치에 대한 집착이 강해 다른 생각은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수가 있다.

따라서 이 직업 출신자들은 성실하면 성공할 수 있는 분야에서 창업하는 게 좋다. 육체적으로 다소 힘들더라도 사업 시스템이 잘 짜여지고 안정적인 분야를 찾아야 하는 것.

창업자금 7000만∼1억5000만원에서 이 같은 업종은 생라면 전문점이나 기계초밥 전문점, 브랜드 제과점 등이다. 판매업종에서는 문구 체인점, 신발 전문점, 스포츠용품 대리점 등이 추천할 만하다. 음식점 불판 세척사업이나 향기명함 전문점 등 고객이 쌓이는 ‘소호 사업’도 공무원 출신 창업자들에게 적합하다.

▼생수 대리점등 권할만▼

▽30대 사무직 회사원, 젊음에 승부를〓창업자금은 넉넉하지 않다. 하지만 왕성한 활동력을 통해 어느 분야든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게 강점. 다만 창업 분야는 눈앞의 이익보다 인생 설계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좋다. 평생을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 장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분야를 택하는 게 이상적이다.

택한 업종의 범위 안에서 전문성을 쌓고 트렌드 변화에 따라 업태(業態)를 바꾸면서 사업을 해나갈 수 있다.

창업자금에 따라 어느 분야나 다 뛰어들 수 있으나 소액 투자자라면 비타민 치킨 전문점이나 생수 대리점, 김치 등 식품 대리점도 좋다.

▽연구원, 부부 창업을〓연구 개발직 종사자들은 업무 경력이 특정 분야에 치우쳐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 육체적으로 고된 업무를 싫어하는 것도 단점. 하지만 지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어떤 분야라도 연구하고 노력한다.

따라서 이 직종 출신자들은 부부가 서로 북돋우면서 지속적으로 아이템을 개발하는 분야가 좋다. 반찬 편의점, 떡 베이커리 전문점, 생식 전문점 등이나 주류 전문점, 허브 전문점, 만화카페 등도 추천할 만하다. 물론 학력을 살린 교육 관련 사업 분야도 유망하다.

▼모르는 분야는 피해야▼

▽영업직 출신, 고객 개척형 사업을〓이들 직업 출신자들은 어느 직업보다 창업에 유리하다. 사업의 관건인 영업력이 되기 때문. 다만 영업력만 믿고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무리 영업력이 좋아도 국내 소득 수준에 맞지 않는 제품은 팔리지 않는다. 소비자가 원하는 도입 단계의 상품이나 장기적으로 팔리는 상품을 찾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느 분야도 좋으나 향기배달 및 크리닝 사업 등 고객 개척형 사업이나 아동도서 방문 대여업 등 방문형 사업도 추천할 만하다. 단 교육사업처럼 특별한 관리 능력이 필요하거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하는 업종은 피하는 게 좋다.아이인터넷의 유근일 사장이 창업을 원하는 상담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민중기(閔仲基·60) 부회장은 “절대 모르는 분야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며 “모르면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말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