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 경제부
요즘 창업열기가 뜨겁다. 이틀이 멀다하고 여기저기서 열리는 소점포 창업설명회는 연일 만원이다. ‘대박의 꿈 실현, 유망 프랜차이즈’같은 문구가 적혀 있는 광고지도 자주 눈에 띈다.
평균연령이 80세를 넘어서 장수시대로 가는데 정년보장은커녕 나이 40만 넘어서면 벌써 퇴직 후 걱정이 앞서는 시대. ‘직장 그만두고 장사라도 해볼까’라고 생각해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추세다. 일찌감치 직장에서 나와 그나마 모아둔 퇴직금으로 어떻게 ‘인생 2모작’을 꾸려갈까 하고 고민하는 예비 창업자도 많아졌다. 심지어 청년층 실업대란으로 젊은이들까지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실정이다.
창업컨설팅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창업한 사람들의 성적표를 매겨보았다.
완전히 기반을 잡은 A등급은 10명 가운데 약 2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이미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단골도 많이 확보했다.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2∼3년째 가게운영을 하고 있는 B등급이 3명. 어렵지만 버텨나가는 C등급 비율이 2명이었고 나머지 3명은 투자비용에 대한 은행이자만큼도 못 벌거나 아예 가게 문을 닫아버린 D등급이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누구도 자신의 사업만큼은 성공하리라 확신한다. 그렇지만 현실은 창업을 해 성공할 가능성이 절반이 채 안될 만큼 냉엄하다. 더구나 점포자리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갈수록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예비창업자들은 이런 현실을 똑바로 보고 사업 성공의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전문가들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묻지마 창업’은 절대 안 된다는 점. 점포의 종목, 입지, 자금관리 등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
인기업종이기는 하지만 이미 경쟁과잉 상태에 들어간 업종은 아닌지, 업종은 유망하지만 그것이 점포입지와 잘 어울리는지, 투자비용 중 대출비중이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심지어 자신의 성격에 맞춰 꾸려갈 수 있는 업종인지까지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들 요소를 ‘사업을 하기 전’에 따져야 한다는 점이다. 사업의 성패는 가게 문을 열 때 이미 절반 이상 결정이 나 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