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시기적으로 보면 어느 때보다 소점포 창업을 하기에 유리한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최근 경기회복이 본격화돼 일부에서는 과열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특히 월드컵대회 대통령선거 아시아경기 등 몇 년에 한번 있기도 힘든 굵직굵직한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부 업종에서는 특수(特需)도 예상된다.
여기에 정부가 고용창출과 유통서비스 발전을 위해 2004년까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10만개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우수 프랜차이즈 점포에는 금융지원 등 각종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렇지만 좋은 여건에서도 사업에 성공하려면 우선 소비자들의 기호가 어떻게 변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최근의 창업 흐름을 주도하는 소비트렌드를 요약하면 △소비고급화 △건강 자연중시 △개성추구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인 소득수준이 높아지는 가운데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상류계층이 중심적인 소비자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 고급화〓소비 문화가 양(量)에서 질(質)로 바뀌어가는 경향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업종이 외식업.
분식집보다는 생라면전문점, 우동전문점, 돈까스전문점으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바다가재, 게, 굴, 참치, 장어 같은 고급 재료를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점포들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업종에 포함된다.
지난해부터 최고의 성공업종으로 꼽히고 있는 찜닭집 역시 맛도 맛이지만 고급 양식집 못지않은 인테리어가 성공요인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기존의 품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새단장한 업종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치킨레스토랑, 호프레스토랑, 흑맥주전문점, 퓨전떡볶이전문점 등을 사례로 들수 있다.
▽건강·환경·자연 중시〓소비고급화가 지향하는 두드러진 흐름이다.
기능성 숯용품 판매사업, 천연식물을 주원료로 사용한 허브제품전문점, 천연향기로 살균소독을 해주는 아로마클리닝사업이 주목을 끌고 있는 관련 업종이다. 음식점도 건강과 환경을 표방하는 추세다. 생과일과 생야채를 중요한 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업종들, 일반 순대보다 더덕순대를 이용한 음식점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왕이면 ‘건강에 좋은 것’을 먹자는 흐름을 좇았기 때문이다.
▽전통음식 체인화〓비만 성인병이 늘면서 담백하고 열량이 낮으면서 몸에 좋은 재료를 많이 사용하는 전통음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덕대게를 이용한 퓨전게요리전문점,갈치요리점과 비빔밥 패스트푸드점,퓨전 돌솥밥, 와인숙성 삼겹살점 등이 최근 각광받는 전통음식 프랜차이즈점들이다.
▽편의·맞벌이 지원〓바쁜 직장인에게 시간을 덜어주는 ‘타임세이브형’이나 맞벌이 부부들의 손을 덜어주는 탁아대행, 요리대행, 청소대행등 ‘대행형’이 성장하는 추세다.
반찬편의점이 대표적인 사례. 김치류 등 각종 밑반찬은 물론이고 생선 나물류 등 다양한 반찬을 갖추고 여성들의 일손을 덜어주고 있다. 산모 도우미, 맞춤형 베이비시터도 맞벌이 지원품목 가운데 하나. 이 밖에 침대클리닝, 운동화세탁업, 카펫청소 등 청소대행업도 자리잡아가고 있다.
▽개성추구〓10대에서 30대 연령층을 노리는 품목들이다. 개인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포켓사진관은 스티커사진점에 이어 등장해 최근 가장 많이 확산된 업종 가운데 하나. 투자비가 많이 든다는 게 단점이다. 동(銅)재질을 이용해 아기의 발모양을 만들어주는 사업이나 다양한 기념품을 만들어주는 동기념품 사업, 컴퓨터를 이용해 다양한 팬시용품에 사진이나 기념문구를 넣어주는 사업도 인기다.
▽아동·교육〓한국에서만큼은 불황을 모르는 전천후 사업이 교육이다. 특히 여성들에게 적합한 업종이다.
출산용품 전문점, 어린이 스포츠의류 전문점과 최근 등장한 어린이도서 대여 및 할인판매업이 대표적이다. 어린이조기교육 열풍도 대단하다. 어린이 영어학원, PC공부방, 어린이영어동화방도 성업중이다.
방문교육사업은 국어 수학뿐만 아니라 한자 미술 과학 심지어는 중국어 등으로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 놀이방의 경우 탁아방과 실내 놀이터를 결합해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