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2002월드컵]헐리우드 액션 “어림없을걸”

입력 | 2002-03-13 17:28:00


지난달 15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한국-우루과이의 평가전.

전반 22분 우루과이 문전을 향해 드리블하던 김도훈은 우루과이 수비수와 닿지도 않았는데 두 팔을 크게 벌리고 그라운드에 넘어졌다. 이 장면을 본 주심은 김도훈을 향해 노란색 카드를 빼들었다. ‘혐의’는 주심의 눈을 속이려고 한 ‘헐리우드 액션’.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에서는 이같은 헐리우드 액션을 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02월드컵에서는 ‘헐리우드 액션’에 단호히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심판세미나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교육할 계획이다.

이번 세미나에서 심판들은 98년 프랑스월드컵과 유로 2000, 유럽프로리그에서 찍은 비디오를 보면서 선수들의 ‘다양한 연기 장면’을 공부하게 된다.

흔히 말하는 헐리우드 액션의 공식 명칭은 ‘시뮬레이션’. 시뮬레이션은 심판의 눈을 속이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페널티지역 내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하기 위해 상대 선수에게 걸리지 않았는데도 혼자서 넘어지는 게 대표적인 시뮬레이션.

이외에도 상대 선수가 팔을 뿌리칠 때 맞지도 않았는데 맞은 것처럼 속이거나 시간을 벌기 위해 그라운드에 넘어진 후 아픈 시늉을 하며 일어나지 않는 것도 자주 볼 수 있는 선수들의 연기다.

FIFA는 2002월드컵에서는 헐리우드 액션에 대해 주의없이 바로 경고를 줄 수 있게 했다. 선수들의 연기에 현혹된 주심이 잘못된 판정을 내려 경기 흐름이 바뀌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페어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임은주 심판담당관은 “심판을 속이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페어플레이 외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98년 월드컵때 심판들의 화두가 ‘비하인드 태클(후방 태클)’이었다면 이번 대회는 ‘시뮬레이션’이 화두가 될 것”이라며 “지난 대회가 시작되기전 뒤에서 태클을 하지 말 것을 강조했지만 결국 하석주 선수가 백태클로 퇴장당한 아픈 경험이 있는 만큼 선수들은 지금부터라도 헐리우드 액션을 하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