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총재 특보단은 13일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측근정치 논란의 핵심 인물인 양정규(梁正圭) 하순봉(河舜鳳) 부총재와 김기배(金杞培) 국가혁신위 부위원장 등 ‘3인방’을 백의종군토록 하는 등의 당 내분 수습책을 건의했다.
특보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최근의 당 내분 사태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윤여준(尹汝雋) 기획위원장과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이 서울 가회동 자택을 방문해 이 총재에게 이를 보고했다.
특보단은 이 총재의 가회동 빌라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총재가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 미국 시민권 취득 논란이 일고 있는 손녀도 한국 국적 취득 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다는 당내 여론을 이 총재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보단은 이와 함께 △총재직 사퇴 및 비상기구 설치 방안과 △당내 초재선 지구당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가 요구한 5월 전당대회에서의 당권 대권 분리 및 집단지도체제 도입 방안의 장단점을 이 총재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김기춘(金淇春) 김용갑(金容甲) 허태열(許泰烈) 이상배(李相培) 윤한도(尹漢道) 의원 등은 “소수의 목소리에 굴복해 이미 결정된 당론을 번복할 경우 더 큰 혼란과 반발이 일 것”이라며 일부는 14일 반대 기자회견을 당사에서 가질 예정이다.
이 총재는 14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당내 의견을 들은 뒤 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김덕룡(金德龍) 홍사덕(洪思德) 의원 등을 만날 계획이다.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