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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대기업 리더들⑧]LG그룹, CEO 42%가 이공계 출신

입력 | 2002-03-13 18:30:00


LG그룹은 뿌리를 제조업에 두고 있다. 그룹의 성장과정에서도 기술개발이 바탕이 돼 왔고 기술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지금도 LG는 가전, 화학제품, 통신 등 대부분의 주력 품목이 국내외의 라이벌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본무(具本茂) 회장이 연구개발(R&D)관련 행사만큼은 1순위로 챙기는 것도 같은 맥락. 구 회장은 13일에 열린 ‘2002년 LG연구개발상’ 시상식에도 직접 참석해 “R&D는 1등 LG를 이끄는 견인차로 어떤 경우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는 올해 그룹의 연구개발비를 지난해에 비해 20% 늘리고 현재 102명인 R&D 전담임원수도 2005년까지 200명으로 대폭 확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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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도 이공계 출신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구 회장을 포함한 45명의 사장급 이상 CEO 가운데 이공계 출신이 19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42%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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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기술 개발의 주역들〓‘디지털 가전 왕국’을 꿈꾸는 LG전자에는 첨단기술로 무장한 테크노 경영인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백우현(白禹鉉) 기술담당 최고경영자(CTO)와 이희국(李熙國) 전자기술원장 부사장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그곳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뒤늦게 LG에 합류한 대표적인 ‘해외파’ CEO들. 반면 김종은(金鍾殷) 정보통신사업총괄 부사장과 정광수(鄭光秀) 생산기술원장 부사장은 국내에서 테크노 경영인의 입지를 굳혀온 ‘토종파’ CEO들이다.

백 사장은 ‘디지털 LG’의 조타수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 MIT대에서 공학박사를 받은 뒤 퀄컴 기술담당 전무, 제너럴 인스트루먼트 기술담당 부사장 등을 지내다 1998년 LG에 CTO로 영입돼 디지털TV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해왔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97년 경제면 톱기사를 통해 백 사장에게 ‘디지털TV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이 부사장도 미국에서 테크노 경영인의 길을 걷다 LG에 영입된 케이스. 미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휴렛팩커드(HP)에서 일하다 83년 LG반도체로 들어왔다. 이후 그룹내 연구소를 두루 거치며 R&D 분야에만 매달렸다. 삼성전자 진대제(陳大濟) 사장과 고교 및 대학 동기동창이다.

98년 백 사장과 LG전자 공동 CTO를 맡기도 했던 김 부사장은 이동통신 단말기 사업을 총괄하면서 LG전자 정보통신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85년 그룹 기획조정실내 전사적 종합품질관리(TQC)추진본부 부장을 맡으면서 테크노경영인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정 부사장은 71년 LG전자에 입사한 뒤 오디오 공장장, 멀티미디어사업본부 VCR 사업장, 디지털 오디오 비디오 사업부 부사장 등을 거치며 첨단기술을 생산현장에 접목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화학계열의 ‘서울대 화공과 트로이카’〓여종기(余琮琪) LG화학 기술연구원장, 양흥준(楊興準) LGCI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둘 다 65학번, 임성담(林成談) LG화학 기능수지사업본부장은 68학번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함께 다녔다.

여 원장은 그룹내 화학계열의 CTO로 R&D를 총괄하고 있다. 합성수지(ABS)분야의 권위자로 LG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양 본부장은 바이오분야 연구개발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인력중 한 명이다. 퀴놀론계 항생제를 개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하는 국내 신약 1호를 기대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기능성 수지개발의 1인자. 쇠보다 강하면서 무게는 더 가벼운 최첨단 소재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자체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장에 뿌리내린 테크노 CEO〓기술노하우와 경영능력을 함께 갖추고 ‘야전사령관’으로 뛰고 있는 CEO 가운데는 한양대 공대 인맥도 두드러진다. 최영재(崔永載·화학공학 61학번) LG홈쇼핑 사장, 김쌍수(金雙秀·기계공학 63학번) LG전자 사장, 노기호(盧岐鎬·화학공학 65학번) LG화학 사장, 조영환(趙永煥·전자공학 66학번) LG마이크론 사장 등이 현장을 지키고 있는 한양대 공대출신 최고경영자들이다.

오해진(吳海鎭) LG CNS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지만 일찍부터 인터넷 등 정보기술(IT)분야에 밝아 시스템통합(SI)업체 CEO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명영식(明永植) LG칼텍스정유 생산담당 사장은 72년 입사이래 칼텍스정유에서만 몸을 담은 원유 및 석유제품 트레이딩 전문가. 배윤기(裵允琪) LG화학 산업재사업본부장은 회사 수익창출에 큰 기여를 하는 히트제품을 잇따라 개발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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