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노벨상을 꿈꾸기도 했던 화학공학박사가 유학시절 우연히 접한 골프의 매력에 빠져 10여년만에 골프 관련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올해 신설된 충북 청원 주성대학 골프경영학과 이태영(李太永·47) 교수.
서른살 이전엔 골프용어조차 낯설었던 이 교수가 골프관련 전문인 양성에 나서게 된 것은 ‘우연’이 가져다 준 ‘필연’.
연세대(74학번)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뒤 영남대에서 전임으로 강단에 선 이 교수는 더 많은 연구활동과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83년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앨라바마대에서 전산학 석사학위를 딴 뒤 텍사스 주립대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위해 공부에 열중하던 이 교수는 87년 오랜 유학생활로 권태감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 교수가 ‘골프 전도사’로의 인생전환이 이뤄진게 바로 이때. 분위기 전환을 위해 유학생 골프 동아리 모임에 가입하면서 부터다.
푸른 그린위에서 처음으로 샷을 날려본 이 교수는 이후 골프에 푹 빠지게 됐다.
매주 한번의 라운딩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고 도시락을 싸가며 학교 잔디밭에서 ‘나홀로 골프’에 열중했다. 골프에 몰두하다 보니 박사학위도 두학기나 늦게 받았다.
91년 귀국후 대기업 연구소에 근무하던 이 교수는 골프를 잊지 못하다 97년말 미 샌디에이고 골프아카데미에 입학, 본격적인 골프수업에 들어갔고 99년 PGA A클래스 멤버십 테스트를 통과하고 귀국했다.
골프클럽제조회사 자문역과 골프클럽제작자협회장을 맡으며 골프의 대중화에 노력하던 이 교수는 지난해 주성대학 골프경영학과 교수 초빙에 선뜻 응했다.
이 교수는 “골프기술만이 아닌 클럽제작, 레슨지도법 등 다양하고 체계적인 강의를 통해 골프전문인과 우리의 골프문화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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