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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속터지는 축구 언제까지…

입력 | 2002-03-14 17:56:00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4개월만에 주전으로 나선 안정환(오른쪽)이 상대 수비수와 볼을 다투고 있다.


평가전의 의미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14일 튀니지에서 열린 한국축구대표팀의 평가전은 적어도 결과만으로 본다면 ‘성과’가 없는 경기가 되고 말았다. 득점없이 무승부. 그러나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은 “플레이에 만족한다”며 월드컵 본선까지 대표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음을 강조했다. 과연 한국 대표팀은 히딩크 감독의 의도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히딩크 감독이 올 들어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체력. 거의 매일 내내 강도 높은 체력 강화 훈련으로 ‘유럽팀 못지않은’ 체력을 만드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오히려 체력에서 문제를 드러낸 것처럼 보였다. 98프랑스월드컵에서 일본팀 감독이었던 오카다 다케시 NHK 해설위원은 “한국 선수들이 피곤해 보였다”며 “공을 가진 선수를 빼고는 모두 서서 경기를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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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기술위원장 엇갈린 평가

경기 전날 3-4-3 포메이션을 쓰리라고 공언했던 히딩크 감독은 경기 직전 3-4-1-2의 투톱 포메이션으로 선회, 스트라이커 안정환(페루자) 차두리(고려대) 등과 공격형 미드필더에 대한 테스트를 동시에 진행했다.

전반 송종국, 후반 이천수를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세워 시험에 나섰지만 올초 골드컵 대회에서와 마찬가지로 큰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공격은 중앙보다 측면에서 활발히 시도됐지만 그나마도 위협적인 기회는 없었다.

답답해진 중앙수비수 홍명보(포항 스틸러스)가 몇 차례 상대 진영까지 공을 끌고 나와 공격의 활로를 찾으려 했으나 미드필더들의 호응이 부족했다.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줄 마땅한 선수를 찾지 못한 히딩크 감독의 고민이 이어진 경기.

그렇다면 이기는 경기를 할때는 언제쯤 일까. 13일의 무승부를 포함, 올해 들어 한국 대표팀의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성적은 1승2무4패.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기대했던 승리는커녕 이렇다할 득점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은 “약체를 상대로 거두는 승리는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라며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패하는 것도 ‘약’이 된다는 점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튀니지 2군’을 강팀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가 우선 의문인 경우. 한국에서 안정환(페루자)을 제외한 ‘해외파’ 선수들이 모두 빠졌다고는 하지만, 상대팀 튀니지 또한 주전이 모두 빠진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이번 평가전은 내용과 결과 모두에서 실망스러운 것이었다.한국은 20일 밤 11시(한국시간) 역시 주전들이 대거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핀란드를 상대로 다시 한번 시험무대에 오른다.

튀니스(튀니지)〓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