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개막까지 채 200일이 남지 않았다. 지금쯤이면 대회의 이미지가 아시아인들에게 어느 정도 각인되어 있어야 할 시점이다. 부산시는 준비기간 7년 동안 2조 4000억원의 부채를 안은 채 빚을 내 빚을 갚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경기장 마련을 비롯하여 도시환경정비 등에 정부 지원액을 일부 포함해 총 4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경기장은 평균 공정률 90% 수준에서 계획공정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준비 주체인 부산시와 조직위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고, 시민들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등 관과 민이 하나되어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해왔다.
그러나 홍보가 미흡하여 대회 위상이 지금껏 ‘부산잔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여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국내외적으로 이 대회의 이미지가 날로 부각되기는커녕 오히려 왜소해지는 듯한 느낌마저 갖게 한다. 게다가 국민 관심조차 월드컵 분위기에 묻혀 있는 안타까운 상황마저 겹쳐 있다.
대회 조직위가 지난해 10월 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하여 서울 및 6대 광역시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63명을 대상으로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국민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개최인지도는 높은 반면 관심도는 매우 낮았다.
심지어 ‘관심이 없다’가 45.7%나 될 정도였다.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30.2%가 ‘월드컵에 관심이 집중돼서’라고 답했고 26.2%는 ‘홍보 부족’을 꼽았다.
대회의 성공적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48.8%만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다’고 답했고, 25.7%는 ‘성공적으로 치러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전 국민의 관심’ 40.3%, ‘중앙정부의 관심과 행·재정적 지원’ 28.4%,‘부산시민의 참여와 협조’ 12.0% 등의 순으로 지적했다.
조사결과만 놓고 보면 월드컵에 비해 부산아시아경기대회의 위상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차원의 홍보 부족과 국민의 무관심 때문이라는 부산사람들의 볼멘소리는 괜한 투정이 아닌 것이 된다.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대회의 상품성이 하락하여 휘장 및 수익사업은 어려움을 겪게 되고 그로 인해 개최도시 부산은 빚더미에 올라앉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지 못할 경우 부산의 자존심과 함께 올림픽대회까지 치른 나라의 체면 역시 크게 손상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렇지만 과거의 사례로 보면 우리 민족이 ‘한번 하자’고 뜻을 모았을 때 못 이룬 일은 거의 없었다. 나라의 체면이 담보된 만큼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도록 전 국민의 성숙된 공동체의식과 주인의식 발휘가 요구된다. 참여에는 자타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구심점은 누군가 떠맡고 나서 주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차원의 적극적 홍보와 행정지원, 언론과 전 국민의 관심과 참여다.
지삼업 부경대 교수·해양스포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