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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시민단체가 脫北 도왔다 …'북조선난민지원기금' 화제

입력 | 2002-03-14 18:17:00


베이징(北京) 주재 스페인대사관에서 난민지위와 한국행을 요청하며 농성 중인 탈북자 25명을 도와온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지원단체 ‘북한난민을 위한 생명기금’의 공식명칭은 ‘북조선난민구원기금’이다.

이 단체는 북한난민들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99년 3월 설립됐다. 회원은 200여명으로 대표는 변호사인 나카다히라 겐키치(中平健吉·76)가 맡고 있다. 회원 중 가장 적극적으로 재정지원을 하고 있는 사람은 재일동포라고 단체 측은 밝혔다. 성명서에 적혀 있는 아이즈 센리(會津千里)는 이 단체의 사무국장이다. 이 단체는 현재 비영리단체(NPO) 신청을 내놓고 있다.

이 단체가 최근 기부를 요청하며 만든 팸플릿에는 “북한을 탈출해서 중국에 숨어 살고 있는 북한여성들이 털실로 옷을 짜고 있다”며 “이들의 자립을 위해 이들이 짠 옷을 사달라”고 적혀 있다.

나카다히라 대표는 14일 이 사건에 대해 “오늘 오전 10시반 아이즈 사무국장으로부터 ‘성공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참으로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부터 이 일에 관여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다만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어젯밤까지도 성공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AP통신이 스페인대사관으로 들어갈 때 사진까지 찍은 것으로 보아 여러 곳에서 정말로 많이 도와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원래 이 일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며 “아이즈 사무국장이 현재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이즈 사무국장은 중국에 간 적도 있다”고 말해 아이즈 사무국장이 이 일에 깊숙이 개입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아이즈 사무국장은 아마 서울에 있을 것이다. 이쪽에서는 전화를 못 걸고 그쪽에서 오는 전화만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금의 사무실은 도쿄(東京) 분쿄(文京)구의 한 주택가에 있다. 연립주택의 작은 방을 빌려 사용하고 있으며 문패에는 ‘북조선난민지원기금-대표 나카다히라 겐기치’라고 쓰여 있었다. 그러나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아마도 사건이 알려지기 전 보도진을 피해 일단 사무실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화도 “사정이 있어 현재 통화하지 못한다”는 녹음이 되어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