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 1급 장애인인 한상민 선수(23·사진)가 제8회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한국의 대회 출전 사상 첫 메달을 따냈다.
한 선수는 14일 솔트레이크시티 스노베이신 아레아에서 열린 알파인스키 대회전 LW12(절단 및 기타장애)부문에서 시트스키를 타고 출전, 1,2회전 합계 2분23초12로 스위스의 아놀드 한스 조지(2분20초52)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은메달은 장애인 동계올림픽은 물론 일반 동계올림픽을 통틀어 한국이 알파인스키에서 따낸 첫 메달이다.
98년부터 4년 연속 장애인 동계체전 은메달을 따냈고 지난해말 이번 동계올림픽 대표선수로 선발된 그는 이번 은메달로 40만원의 연금도 받게 됐다.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97년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가 주최한 장애인 스키캠프에 참가하면서 스키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탄탄한 체력 덕분에 빠르게 스키 실력을 키웠고 지난해 유럽과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오면서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택시운전사인 아버지 한용식씨(52)와 봉제공장 보조원인 어머니 노홍숙씨의 수입으로는 고가의 스키장비를 구입하기가 어려웠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스포츠를 통해 웃음을 다시 찾았고 현재는 휠체어농구 실업팀 ‘블랙샤크’의 포워드로 활약하면서 경기 성남시 분당의 금 세공 공장에서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아버지 한씨는 “상민이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 너무 기쁘다”며 “다른 장애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