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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김에 돌아가는 지하철 9호선

입력 | 2002-03-15 16:46:00


당초 국회의사당 정문을 지나도록 계획된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 통과 구간이 국회의 반대로 변경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는 15일 9호선의 국회 통과 구간을 의원회관 바깥쪽을 돌아 한국방송공사(KBS) 앞 폭 20m 도로를 통과해 5호선 여의도역과 연결되는 노선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장석효(張錫孝) 지하철건설본부장은 이날 “당초 안은 노선이 국회 의사당과 의원회관 사이를 통과하는 것이었지만 이곳에는 향후 지하주차장을 포함한 건물 신축 계획이 있어 국회 의견을 수용했다” 고 노선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변경된 노선의 지하역사는 국회 정문에서 영등포 방향으로 60여m 떨어진 곳에 세워지게 된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같은 노선 변경은 국회의 입장만을 고려해 시민 편의를 외면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민주당사와 한나라당사 등 정당 건물과 민간기업 사무실, 버스정류장 등 환승시설이 모두 국회 정문 앞에 몰려 있어 노선 변경에 따른 시민 불편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변경된 지하철 노선은 이용객이 특히 많은 국회도서관과 정문을 사이에 두고 정반대에 위치해 있어 도서관 이용객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노선이 변경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들은 “사무실이 밀집된 대로변에 지하철 역사가 들어서야지 왜 뒤로 돌아가느냐” 고 말했다.

한편 국회 김승웅(金勝雄) 공보관은 “노선이 국회의사당 옆을 통과할 경우 우려되는 건물 울림 문제 등으로 서울시에 노선 우회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시와 충분히 협의해 결정한 것인 만큼 국회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고 해명했다.

지하철 9호선은 김포공항∼여의도∼고속터미널∼코엑스∼방이동을 연결하는 총 연장 38㎞로 2007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