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차량들이15일 대사관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AP]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해 농성을 벌였던 최병섭씨(52) 등 북한 탈출 주민 25명이 16일 오후 서울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중국을 떠난 탈북자 25명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하룻밤을 머문 뒤 16일 현지에서 오후 1시30분 대한항공 KE622편으로 출발해 오후 5시20분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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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프랭클린 에브달린 필리핀 외무차관은 이날 “중국을 떠난 탈북자 25명이 15일 밤 10시경 마닐라에 도착, 16일 한국발 첫 항공편으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이날 밤 탈북자들의 출발을 늦춰달라는 한국측 입장을 받아들이라는 지시를 내각에 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입국이 다음주초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새벽 “필리핀 대사관측으로부터 아로요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한 한국측의 입장을 받아들이라고 지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주룽지(朱鎔基) 중국 국무원 총리는 15일 정오경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5차회의 폐막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중국 외교부는 (이들 탈북자의 신병문제에 대해) 해당 대사관(스페인 대사관)측과 협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히고 “이들 문제는 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며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식(李泰植)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중국 정부와 스페인 정부가 우리의 희망과 기대를 잘 감안해서 최대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생각한다”고 양국의 노력을 평가했다.
정부는 이들이 북한으로 송환되지 않고 예상보다 빠른 시간내에 한국행이 이뤄지도록 해준 데 대해 중국과 스페인 정부에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기존 방침대로 이들에 대해 1951년 난민협약이 규정한 ‘난민’ 지위는 부여하지 않았으나, 스페인 대사관 내에 오래 둘 경우 외교적 파장을 우려해 제3국 추방형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날 외교관 번호판을 단 12인승 미니버스 3대와 지프 등에 나눠 타고 오후 2시3분경 스페인 대사관 정문을 나와 곧바로 서우두(首都)공항으로 직행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