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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탈북자 제재 다소 완화…체포주민 공개처형 줄고 석방도

입력 | 2002-03-15 18:05:00


탈북자에 대해 북한 당국은 배신자나 범죄자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한 체제를 이탈한 이들 탈북자의 존재를 인정할 경우 북한 사회가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가장 상징적인 표현이 ‘혁명의 배신자’. 97년 2월 황장엽(黃長燁) 전 노동당 비서가 망명한 이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외무성 대변인과의 인터뷰 형식을 빌려 변절자로 규정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범죄자 사기꾼 등도 탈북자들에게 상투적으로 붙여지는 단어다. 탈북자들을 파렴치범으로 몰아 그들의 주장을 북한 주민들이 불신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범죄자로 모는 것은범죄자 인도조약에 따라 탈북자들의 신병을 넘겨받기 위한 의도도 있다.

이밖에 비겁자 정신병자 인간쓰레기 간첩 등도 북한 당국이 즐겨 사용하는 용어다. 이와는 달리 북한은 중국 내 탈북자에 대해 단지 부족한 식량을 구하기 위해 잠시 월경한 사람으로 규정하는 방법으로 국제사회로부터의 난민인정 압력을 회피하는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탈북자에 대한 제재가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북한은 과거 체제배신자로 규정된 탈북자에 대해서는 공개처형까지 실시해왔으나, 요즘엔 단순월경자나 친척방문자의 경우 붙잡힌 지 2, 3일만에 풀어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볼 때 월경했다가 체포된 주민에 대한 제재가 과거보다 완화된 느낌이다”며 “강제수용소에 보내거나 공개처형했다는 말도 최근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