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겨냥한 민주당의 공세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15일 이 총재의 경기 화성시 땅 투기 의혹 및 차남 수연(秀淵)씨의 미국 호화 유학생활과 빌라 구입 의혹을 제기했으나 한나라당은 “터무니없는 날조”라고 반박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민주당은 이 총재의 화성지역 땅에 대해 “이 총재는 선산용이라고 말하나 사설 묘지법에 따르면 개인 묘지는 10평을 넘지 못하고 문중 묘지 역시 300평을 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또 “이 총재가 문제의 땅을 구입한 87년에는 땅값이 평당 1만원에 불과했으나 최근 시세는 평당 20만원에 달한다”며 “땅값이 구입당시에 비해 20배 올라 시세차익만 14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명식(李明植) 부대변인은 이 총재의 서울 종로구 가회동 빌라를 경호원들이 사용했다는 일부 보도를 인용해 “경호와 도청방지를 위해 빌라를 통째로 사용했다는 말도 하는데, 이는 가히 제왕다운 생활행태이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 총재가 화성 땅을 살 때 해당 지역은 투기지역이 아니었고 개발 기미도 없었다”며 “이 땅은 인근에 화성군 유일의 향교가 있어 문화사적 보호지역으로 묶여 개발허가가 나지 않는 곳이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은 또 “2000년 10월 신도시 개발 발표 후 일부 언론과 민주당이 투기의혹을 제기했을 때도 이런 사실이 확인돼 의혹이 해소됐었다”며 “개발이나 투자 목적이 아닌 순수한 선산용 임야 매입을 투기 목적으로 모는 것은 악의적인 모략이다”고 비난했다.
▽호화 유학 의혹〓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당에 접수된 제보임을 전제로 “수연씨가 미국에서 거주했던 로스앤젤레스 린덴 호스트 5903 지역 빌라는 경비원이 24시간 감시하는 초호화판 빌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총재의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가 이와 별도로 97년 대선 당시 이 총재의 형 회정(會正)씨와 수연씨 공동명의로 또 다른 호화 빌라를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보스턴대학을 졸업한 수연씨가 왜 로스앤젤레스에 빌라를 구입하고 그곳에서 살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하자 장 부대변인은 “그 대목에 대해서는 내주 화요일(19일)쯤 의혹이 풀릴 것”이라며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한나라당 측은 “수연씨는 2년 2개월의 유학기간(97년 6월∼99년 8월) 학비와 생활비를 합쳐 11만7000달러(1개월에 4500달러)를 썼다”며 “거주지도 유학 첫해에는 월 1300달러짜리, 둘째 해에는 월 950달러짜리였다”고 밝혔다.
또 회정씨와 수연씨의 공동명의 빌라 의혹에 대해서도 “회정씨는 87년엔 메사추세츠에서, 89년엔 뉴욕에서 콘도를 구입해 뉴욕 콘도는 지금 세를 주고 있고 메사추세츠 콘도는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으나 수연씨와의 공동명의 빌라는 없다”고 부인했다.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