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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수사 주말이 고비될듯

입력 | 2002-03-15 18:16:00


지난해 11월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평화재단 상임이사에게 이용호(李容湖)씨 관련 대검의 수사 기밀을 유출한 검찰 간부를 특별검사팀이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수동씨의 집과 사무실 전화 및 2대의 휴대전화에 대해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까지의 통화기록을 조회한 결과 이수동씨가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 김대웅(金大雄) 광주고검장과 지속적으로 접촉해온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김 고검장의 경우 서울지검장이었던 지난해 11월 초를 전후해 이씨와 집중적으로 통화했으며 일부 통화는 몇십분씩 장시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이씨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검사장급 검찰 간부에게서 ‘이용호씨에게 5000만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을 수 있으니 잘 대비하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진술한 시점이다.

특검팀은 정황을 종합해 볼 때 김 고검장이 이수동씨에게 이용호씨에 대한 대검 수사 상황을 수시로 전해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통화 당사자인 이수동씨가 문제의 검찰 간부가 누군지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데다 김 고검장도 “통화한 적은 있지만 수사 기밀을 유출한 적은 없다”며 부인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이씨와 자주 통화했다는 이유만으로 현직 고위 검찰간부를 소환할 경우 뒤따를 검찰의 강한 반발도 특검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따라서 특검팀은 김 고검장 조사 결정에 앞서 더 확실한 물증을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마땅한 단서가 없는데다 수사기간도 10일밖에 남지 않아 검찰 간부의 수사기밀 유출 의혹을 밝히지 못한 채 특검 수사가 끝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검팀이 이 문제에 대해 극도로 입조심을 하고 있고 주변에서 김 고검장 소환 여부를 놓고 다소의 혼선 기류가 감지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하지만 상당한 ‘정황’이 드러난 검찰 간부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고 어물쩍 넘길 경우 여론의 악화도 예상돼 특검팀이 김 고검장을 소환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 있다. 따라서 특검 수사의 향배는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