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1 가스전’의 매장량은 액화천연가스(LNG) 환산 400만t(약 10억달러어치). 비록 지난해 국내 LNG 소비량 1558만7000t의 25.7%에 불과한 양이지만 한국을 ‘초미니 산유국’ 대열에 낄 수 있게 했다.
한국의 대륙붕에는 가스나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곳이 많아 동해-1 가스전 개발을 계기로 그동안 비용 때문에 추진되지 못한 시추작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측은 경제성이 있는 곳을 한두 곳만 더 발견하면 외국 자본이 국내 대륙붕 탐사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시추공 한 개를 뚫으려면 1000만달러(약 130억원)정도의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성공확률도 4%에 불과해 동해-1 가스전과 유사한 고래등 모양의 퇴적층이 여러 곳 있어도 시추공 뚫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가스전 생산시설 건설의 설계 시공을 현대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업체들이 맡아 플랜트 산업 및 석유개발 분야의 기술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해-1 가스전에서 가스를 모두 뽑아 쓴 뒤 비게 될 공간은 해외에서 도입한 천연가스를 저장하는 저장고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다 뽑아 쓴 가스전을 가스 저장고로 활용하는 것은 북해 가스전 등 일부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첨단기법.
이수용(李秀勇) 석유공사 사장은 “동해-1 가스전은 입자 사이에 빈 공간이 많은 고래등 모양의 ‘사암(砂岩)’ 덩어리”라며 “가스를 뽑아 쓴 뒤 가스 저장소로 활용하면 30억∼40억달러의 가스 저장고 건설비용을 절약 할 수 있어 가스 판매수익 10억달러를 포함하면 이번 가스전의 가치는 40억∼50억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산자부와 석유공사는 내년부터 2007년까지 국내 대륙붕에서 매년 1개씩의 시추공을 뚫고 서해분지 제주분지 울릉분지 등 대규모 해저 퇴적분지에 대해 탐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가스전의 경제성을 인정하면서도 생산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영구(李英九) 박사는 “동해-1 가스전이 경제성은 있지만 앞으로 5, 6년 동안 충분한 물량을 해외에서 도입할 예정이어서 서둘러 가스전 생산시설 건설을 착공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생산 시기도 연중 계속할 것이 아니라 가스 성수기인 겨울철에만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이익”이라고 말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