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와 ‘악동’ 존 댈리(이상 미국)는 미국PGA투어 베이힐인비테이셔널에서 전혀 상반된 기억을 갖고 있다.
우즈는 지난해 시즌 첫 승과 대회 2연패를 동시에 달성하며 각별한 인연을 보였다. 반면 댈리는 98년 대회 때 6번홀(파5)에서 공을 6개나 워터해저드에 빠뜨리며 무려 18타만에 홀아웃했고 2000년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주말 골퍼’ 수준인 87타를 치기도 했다.
그동안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던 우즈와 댈리가 15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GC(파72)에서 열린 올 대회 1라운드에서 순위표 꼭대기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앞뒤 조로 경기를 한 이들 둘이 똑같이 5언더파를 쳐 존 휴스턴, D A 위브링, 스티브 플레시(이상 미국) 앙헬 카브레라 등과 공동선두에 오른 것.올해 출전한 6개 대회에서 무관에 그쳤던 우즈는 완벽에 가까운 쇼트게임을 앞세워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낚는 깔끔한 플레이로 마수걸이 승리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날 처음 7개홀을 모두 1퍼팅으로 끝낸 우즈가 첫날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것은 지난해 9월 캐나다오픈 이후 6개월만에 처음.
이 대회와 악연에 시달렸던 댈리는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04야드에 이르는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4개의 파5홀에서 버디 3개, 이글 1개를 낚으며 스코어를 확실하게 줄였다.
시즌 2승을 노리는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4언더파로 공동 7위에 자리했고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미국) 역시 3언더파 공동 11위로 선두권에 포진했다. 유럽투어를 포함해 시즌 3승을 거둔 어니 엘스(남아공)는 2언더파로 공동 22위.
2주만에 투어에 나선 최경주는 4오버파로 공동 99위에 처져 컷오프 탈락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