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매각 협상에서 국내 채권단이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측과 미 새너제이에서 15일까지 재협상한 끝에 전체 매각가격, 매각대금 지불방식 등 4가지 쟁점에 합의했다. 그러나 협상을 마치고 17일 귀국한 이연수(李沿洙) 외환은행 부행장은 “신규자금 지원규모 및 방법 등 3대 핵심사안에 합의하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양해각서(MOU) 체결 가능성은 50% 이하”라고 말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의견일치를 본 4대 쟁점은 △하이닉스반도체의 메모리 사업부문을 얼마에 팔 것인지 △매각대금을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 △국내 채권단이 메모리사업 매각 후 하이닉스의 비(非)메모리분야에 신규 자금을 얼마나 댈 것인지 △매각대금으로 받을 마이크론 주식을 하이닉스가 일정 기간 못 팔도록 한다는 보호 예수 기간을 어느 정도로 할지 등이다.
이 부행장은 “MOU 체결 때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이크론은 4대 쟁점과 관련해 “하이닉스반도체를 40억달러에 사겠으며, 40억달러는 마이크론이 미국에서 신주(新株)를 발행해 주식으로 내겠으며, 주식의 50%는 1년 이내에 팔지 못한다”는 조건을 걸어왔었다.
이 부행장은 그러나 “마이크론이 요구한 15억달러 대출, 인수 후 특허권 분쟁 등 예상치 못하게 튀어나온 채무, 잔존 법인 생존 방안 등 3가지 사안은 끝내 합의를 보지 못해 협상타결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이 부행장의 ‘타결가능성 50% 이하’ 발언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최대 걸림돌이었던 ‘잔존법인 현금지원’ 문제가 풀린 만큼 MOU 체결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철기자 sckim007@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