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숙 / 컴팩코리아 플랫폼컨설팅 이사(41)
영화나 드라마에는 많지만 현실에서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것은? 백마 탄 왕자님, 신데렐라, 꽃미남(?) 등 많다. 그 중에서도 진짜 현실에는 없는 것이 바로 ‘슈퍼우먼’이다.
새벽에 회사에 나와서 늦은 밤까지 정열적으로 일하던 여성 후배가 어느날 사표를 냈다. 평소에 그렇게 활발하고 일에 대해 열정적이던 그 친구가 사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들어봤더니 바로 육아문제였다. 친척집에 맡겨 둔 아이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괴로워했다는 것이었다.
육아문제는 사실 모든 직장여성들이 안고 있는, 혹은 잠재적인 고민거리다.
한국의 여성들은, 특히 30대는 전문 직업인, 아내, 엄마, 며느리 등으로 1인 다역을 하면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이를 입증하는 것이 한국의 여성 근로자 가운데 30대가 숫자가 가장 적다는 통계다.
사실 육아는 체계적인 사회 인프라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국가적인 문제다. 그러나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한국의 경우 개인 차원에서 해결하고 있다. 친정 어머니, 시어머니, 이모, 고모, 언니까지 동원해야 한 명의 직장여성이 완성되는 것이 현실이다. 나만 해도 그렇다. 아이들 키우는 문제는 친정에 넘겨버렸다.
사표를 내는 것이 최고의 해결책은 아니다. 오히려 이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여성들에게 “슈퍼우먼이 되려는 생각을 고쳐먹자”고 제안하고 싶다. 세상에는 슈퍼우먼도 슈퍼맨도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다. 당신의 경우는 특별하다고. 아이를 맡아줄 친정이나 집안일 도와주는 남편을 갖기가 쉽지 않다고. 쉽지는 않지만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해결된다. 나의 경험으로 보면 그렇다. 처음부터 가사와 육아 의무에 대해 남편과 잘 의논해 부담을 나눠지도록 합의해야 한다.
대나무는 한 번 자라면 10m 이상 쑥쑥 자란다. 대나무가 하늘을 향해 뻗어나갈 수 있는 것은 나무의 속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도 대나무와 같지 않은가. 자기가 원하는 만큼 높은 것을 얻고자 한다면 다른 무언가에 대한 기대치는 낮춰야 한다. 마음을 비우고 대나무처럼 자라자.
이화숙 컴팩코리아 플랫폼컨설팅 이사(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