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을 방문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한일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정부 차원의 연구에 착수하자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제의해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공동연구회에는 양국에서 정부 관계자들과 산업계 인사, 학자 등 10여명씩이 참여하며 내년 여름경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연구회에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것은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만 거론되던 FTA가 정부 차원의 논의로 격상됨을 의미한다.
FTA는 양국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관세의 상호 철폐 △제품 규격의 상호인증 △서비스 자유화와 지적소유권 보호 △정보기술(IT)인프라 정비 등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FTA를 체결하면 인구 약 1억7000만명에 국내총생산(GDP)이 5조달러에 이르는 경제블록이 생겨 아시아 경제의 핵으로 부상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의 석유화학제품이, 일본은 한국의 농수산물이 무관세로 들어오는데 대한 우려가 높고 부처간 갈등도 적지 않아 협정 체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일본은 99년 싱가포르와 FTA체결을 위한 산업계 학계 관계자가 참여하는 공동연구회를 만들었으며 공동연구회 발족 2년만인 1월 FTA협정을 맺었다. 싱가포르는 일본의 첫 FTA협정국이다. 일본은 지난해 9월부터는 멕시코와 FTA 공동연구를 해오고 있다.
한일은 98년 9월 김 대통령과 모리 요시로(森喜朗) 당시 총리가 ‘FTA 비즈니스 포럼’의 설치에 합의한 바 있으며 이 포럼은 올 2월 조기 체결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양 정부에 제출했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