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6급 이하 공무원들이 정부의 불허 방침을 정면으로 거스른 채 공무원노조 출범을 강행해 하위직 공무원사회가 적지 않은 동요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준비위원회(공노준)는 16일 오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앞 주차장에서 공무원들과 한국노총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련)을 출범시켰다.
공노련에는 전국 63개 직장협의회 소속 1만6000여명의 공무원이 가입해 있다. 공노련은 이를 126개 직협의 3만여명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국 단위의 공무원노조가 결성된 것은 61년 5·16군사쿠데타로 제헌헌법이 보장했던 공무원 노동기본권이 박탈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99년에는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이 허용됐지만 단결권과 협의권 등 일부 권리만 부여받았다.
공노련은 이날 출범식에서 재적 대의원 163명 중 참석한 154명의 만장일치로 이정천(李正天·47) 전북공무원직장협의회장을 초대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공노련은 4월말까지 16개 시도 단위의 조직을 결성하기로 했다.
또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은 24일 공노련과 별도의 공무원노조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전공련은 공무원 6만5000여명에게서 가입서를 받고 대의원을 선발하는 등 노조 결성 작업에 돌입했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일부 공무원들의 이날 행동은 공무원법이 규정한 단체행동위반으로 불법집회였기 때문에 징계와 형사고발 등 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혀 후유증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공노련 초대위원장 이정천씨와의 일문일답.
-앞으로의 노조 운용 방향은….
“공무원노조가 물리적 투쟁이나 시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도록 하겠다.”
-구체적인 노사협상 안건은….
“공노련의 합법화를 최우선 당면목표로 내세우는 한편 5급 이상(60세), 6급 이하(57세)의 정년차별과 직급별 출장비 차이 등 근로조건을 해결하겠다. 그러나 국민이 걱정하는 것처럼 당장 임금인상을 요구하지는 않겠다.
이 위원장은 현재 전북도청 공보담당관실에서 일하는 지방공무원 6급으로 올해로 23년째 공무원생활을 하고 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