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상가 개발업체가 임대 상인들과 관행적으로 맺어온 불공정 임대계약이 정부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부산의 부동산개발업체인 부국개발이 대규모 상가인 지오플레이스를 상인들에게 임대해 주면서 맺은 124건(지난해 8월 기준)의 임차계약서가 약관법에 어긋나는 불공정 조항을 담고 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가 지적한 대표적인 불공정 조항은 ˝임대인이 임대차 계약을 사전 통고 없이 깰 수 있고 임대보증금도 새 임대상인이 들어온 이후에 돌려줄 수 있다˝는 내용.
이밖에 △임차권이나 전세권을 등기할 수 없고 △상가시설의 보존이나 시설개선 비용을 개발업체에 요구할 수 없으며 △임대시설을 보존하거나 시설을 더 낫게 꾸며도 비용을 청구할 수 없고 △임대계약이 끝난 뒤 10일 내 보증금을 돌려주면 된다는 등 10개 조항도 불공정 사례로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위는 ˝동대문이나 남대문 등지의 대규모 쇼핑타운도 관행상 사업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공정 임대계약을 맺어온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도 약관법상 시정명령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임대상인에 대한 기초적인 법적 보호장치인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내년 1월1일 시행되며 공정위는 이 법을 토대로 올해 임대차 표준약관을 만들어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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