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싸이언 컬러단말기(위),삼성전자 애니콜 컬러단말기
휴대전화기 시장에 컬러 대전쟁이 시작됐다.
올 휴대전화기 시장의 3대 화두는 색(色), 음(音), 미(美). 이 가운데 동영상, 화상대화 등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고려할 때 액정화면의 고화질 컬러 경쟁은 시장 판도를 바꿀 수도 있어 업체간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시장에 나온 지 6년만에야 보급률 50%를 넘었던 컬러 TV에 비해 컬러 휴대전화기의 보급속도가 4배 이상 빠른 것도 단말기 생산업체의 경쟁을 가속시키고 있다.
▽고화질 경쟁〓업계는 올해 판매될 국내 휴대전화기 1300만여대 중 900여만대(70%)가 컬러 휴대전화기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컬러 휴대전화기의 인기를 가장 반기는 회사는 LG전자.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256색 컬러 전화기를 판매한 LG는 같은 해 12월 6만5536색 모델까지 내놓아 올해 초 컬러 휴대전화기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
지난해 말 30.8%였던 컬러 휴대전화기 시장의 점유율은 현재 40%가까이 높아졌다. LG는 색상수의 압도적 우위를 몰아 올 3·4분기 26만색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LG의 성장에 가장 위협을 느끼는 것은 삼성전자. 그러나 역시 저력은 있다. 지난해 LG보다 조금 늦게 256색 휴대전화기를 내놓았지만 강한 브랜드 파워로 컬러 휴대전화기 시장에서도 점유율 50%대를 확보했다. 삼성은 LG가 자랑하는 ‘6만5000’이라는 숫자에 연연해하지 않고 ‘선명함’에 승부를 걸었다.
LG가 보급형 액정표시장치(STN-LCD)를 사용하는 사이, 보다 성능이 뛰어난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를 사용한 컬러 휴대전화기를 지난달 내놓았다. 색상수는 4096색이지만 STN-LCD에 비해 화면이 밝고 잔상(殘像)도 거의 없으며 동영상도 잘 표현된다.
올 상반기 안에 LG와 같은 26만색의 휴대전화기도 TFT-LCD를 이용해 선보일 예정이다.
LG와 삼성의 양강 구도에 도전장을 내민 모토로라도 주목할 만하다. 시장점유율이 5%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 말 6만5000색 휴대전화기를 내놓으면서 세계 시장의 명성을 국내 시장으로 잇기 위해 노력 중이다.
▽컬러를 보완하라〓컬러 휴대전화기는 일반적으로 흑백 휴대전화기에 비해 화면의 두께가 두껍고 전력소모가 많다.
삼성은 현재 21㎜ 두께인 컬러 휴대전화기를 올해 안에 15㎜의 초박형으로 바꿀 예정이고 LG도 올해 안에 14㎜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완벽한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에 대비한 업계의 최대 화제는 TFT-LCD보다 앞선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유기 전계발광소자(EL)다.
자체 발광(發光) 물질을 이용하는 유기EL은 LCD처럼 화면 뒤에서 불을 밝히는 백 라이트(back light)가 필요 없어 두께가 얇고 소비전력이 낮으며 명암이나 선명도도 뛰어나다. 유기EL을 이용한 단말기는 올해 말에 나올 예정.
SK텔레콤 등 이동통신망 운영업체의 차세대 서비스들도 컬러 휴대전화기의 발전방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데이터 전송방식인 CDMA 2000 1X보다 16배 빠른 CDMA 2000 1X EV-DO와 비동기식 차세대 서비스 W-CDMA가 상용화되면 화상전화까지 가능해 업계의 컬러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