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돌이’ 윤정환(29·세레소 오사카·사진)이 9개월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한국축구대표팀 훈련에 뛰어들었다.
윤정환은 18일 유상철 황선홍(이상 가시와 레이솔), 최용수(제프 이치하라)등 ‘J리그파’와 함께 대표팀의 전지훈련캠프가 있는 스페인 라망가에 도착했다.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이후 대표팀 유니폼을 다시 입게된 윤정환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이 많았던 대표팀 합류. 게다가 자칫 20일 밤 핀란드와의 평가전 출전에 제동이 걸릴 뻔도 했다. 10일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의 깊은 태클에 왼쪽 발목을 다친 것. 다행히 부상은 심하지 않아 17일 경기를 70분가량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윤정환은 “오랜 비행 탓에 발목이 약간 부었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마땅한 ‘플레이메이커’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윤정환이 핀란드전에서 어떤 플레이를 보일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튀니지 원정 평가전에서 송종국(부산 아이콘스) 이천수(울산 현대) 등을 번갈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세워 봤지만 이렇다할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던 것이 히딩크 감독의 고민이다.
현재까지 윤정환에 대한 히딩크 감독의 기대는 반반 정도. 히딩크 감독은 윤정환의 ‘두뇌플레이’와 ‘풍부한 경험’을 인정하며 “대표팀에서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 많은 대화를 나눠보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멀티플레이어’를 강조하는 히딩크 감독의 스타일로 볼 때 ‘공격형 미드필더’외에는 자리가 없는 윤정환이 그리 마뜩찮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히딩크 감독은 윤정환의 체력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윤정환은 “일본에서 뛰는 것과 유럽 선수들과 부딪혀 뛰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대응했다. 윤정환은 “아직까지는 히딩크 감독이 무엇을 요구할런지는 알수 없다”고 말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경기의 ‘구도’가 잡혀있었다.
윤정환은 “최전방 공격수 바로 아래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서고 싶다”는 희망을 밝히며 “내게는 아주 편안한 자리”라고 덧붙였다.
라망가(스페인)〓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