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뷰티풀마인드'의 실제인물 존 내시(왼쪽)와 주연배우인 러셀 크로
올해 아카데미영화상 최우수작품상 후보로 유력시되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 존 내시(73)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할리우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아카데미상 시상식(24일)이 가까워오면서 일부 언론과 영화사들이 “내시씨가 과거 반유대주의자였으며 동성애자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 이들은 “영화가 내시씨의 어두운 과거를 모두 덮어버렸으므로 아카데미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제작사인 유니버설 픽처스와 감독 론 하워드, 주연배우 러셀 크로는 물론 내시씨까지 나서 “이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99년 자사의 ‘허리케인 카터’가 막판 비방전에 휘말려 작품상을 놓쳤다고 보는 유니버설 픽처스는 이번에도 ‘뷰티풀 마인드’의 수상을 방해하기 위해 경쟁사들이 조직적으로 음해하고 있다고 격분했다.
크로씨도 “할리우드의 많은 돈이 ‘더러운 캠페인’에 쓰여지고 있다”고 분노했다.
그는 “내시씨는 병을 앓았을 때 ‘뉴욕타임스에서 외계인의 계시를 읽었다’고 한 사람”이라며 “(그처럼 심하게 앓았던) 당시의 발언을 문제삼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반격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내시씨는 17일 아내 알리샤와 함께 CBS방송의 ‘60분’에 나와 반유대적인 발언은 “심한 정신분열증을 앓았을 때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알리샤씨도 “20대부터 남편을 알아왔지만 절대 동성애자가 아니다”고 증언했다.
반격이 거세자 당초 의혹을 제기했던 상당수 영화사들도 “내시씨를 음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한 발 빼는 분위기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