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이냐, 대중성이냐.’
영국 정부 소유의 대표적 공영 방송인 BBC가 최근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프로그램을 대중화하려다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취임한 거브윈 데이비스 사장은 최근 “시청료를 내고 BBC를 보는 국민 다수를 만족시켜야 한다”며 “교육 수준이 높은 백인 중산층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10대들에게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산층은 물론 아시아계 10대들까지도 “우리는 지식전달 프로그램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교육받지 못했는가”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영방송인 ITV의 데이비드 리디먼트 편성국장도 “BBC는 영국의 문화 선도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내버리려 한다”며 “BBC는 누구보다 질 좋은 프로그램을 방영해야 하며 시청률을 위해 ITV를 따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데이비스 사장은 결국 자신의 발언을 거둬들였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사설에서 “BBC가 많은 국민의 호응을 얻어야만 시청료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관점도 일리가 있으나 BBC는 지켜야 할 가치도 있다”고 못박았다.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