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H군의 안내로 부산을 방문했다. 그런데 택시에 배낭을 두고 내렸다. 배낭 안에는 현금 67만원과 기념사진을 찍은 카메라 등 여행에 필요한 전 재산이 들어 있었다.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 있는데 서울의 대학 교수로부터 H군의 휴대전화를 통해 연락이 왔다. 내가 잃어버린 배낭이 분실물로 접수됐다는 경찰의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내일 내가 방문하기로 돼 있던 교수의 명함이 그 속에 있었고, 내가 H군과 동행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던 교수가 바로 연락해 주었던 것이다. 바로 서대파출소에 달려가니 김충도라는 59세의 운전사와 젊은 순경이 웃음 가득한 얼굴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국에서 이같이 정직한 분을 만난 것은 믿기 어려운 고마움과 기쁨이었다. 이번 한국 방문은 월드컵을 앞두고 활기찬 거리 모습, 풍요로운 민심 등으로 더욱 인상적이었다.
엔도 기미오 작가·일본 미야코시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