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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긴급점검-인천 북항개발 찬성론(下)

입력 | 2002-03-18 22:23:00


《인천지역에서 만성적인 화물체증 등으로 경쟁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는 인천항의 재도약을 위해 북항 개발이 필수적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북항 개발을 위한 첫 민자사업인 고철부두 건설이 향후 쇳가루 분진과 소음 공해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북항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29일 열릴 북항개발 시민토론회에 앞서 찬반 양론을 들어본다.》

▼찬성-송완섭 하역협회 이사장

인천시, 인천해양수산청과 하역업체 등 100여개 기관으로 구성된 인천항발전협의회 산하 북항개발특별위원회(위원장 이기상)는 북항 조기개발론 을 주장하고 있다.

이 위원회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인천하역협회 송완섭(61) 이사장은 18일 "집단민원이 민자투자의 발목을 잡을 경우 그 피해는 결과적으로 인천 시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북항 개발 사업이 수립된지 10여년째를 맞고 있다. 항구도시인 인천의 지역 여건을 감안할 때 상당히 중요한 사업이 아닌가.

"인천지역에서 인천항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효과는 30%를 웃돌고 있다. 화물선 접안이 이루어지는 인천항내 선석의 회전률은 이미 한계치에 이른 상태다. 대중국 교류 확대에 따라 수도권 화물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여건을 고려하면 북항 공사는 이미 시작됐어야 한다."

-북항개발특별위원회가 최근 발족했는데,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정부는 북항에서 준설작업 방파제 등의 기본시설에만 예산을 투입한다. 부두건설은 민자 몫으로 구분돼 있다. 그러나 정부가 민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최소한 2개 이상의 공영부두를 건설해야 한다. 이를 촉구하는 게 위원회의 올해 첫째 과제다. 또 집단민원으로 인해 민자유치가 위축되지 않도록 조정역할도 할 것이다."

-북항에서 공해성 화물을 주로 취급하면 인근 지역의 피해가 우려되는데….

"현재 고철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인천항 8부두는 반경 200m 이내에 주택가를 두고 있어 분진 및 소음 공해가 크다. 그러나 북항 주변은 공장지대다. 지리적 여건을 감안한다면 고철부두가 빨리 이전될수록 동구지역 주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가 줄어들 것이다. 또한 북항에는 고철 분진 등 오염원을 철저히 차단할 수 있도록 인천항보다 훨씬 개선된 방진시설을 갖출 것으로 알고 있다."

▼반대-이홍수 동구의회 의장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다. 자칫 주민들에게 미칠 환경 피해를 막자는 것이다."

인천 동구의회 이흥수 의장(42)은 북항 고철부두가 지역경제에 미칠 긍정적 영향은 인정하지만, 경제 논리에 떠밀려 주변 주민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고 강조한다.

구의원을 비롯한 주민 1970명은 지난달 중순 북항 고철부두 건설계획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해양수산부와 인천시 등 관계 기관에 냈다.

-의회와 주민들이 북항 고철부두 개발 사업을 반대를 하는 이유는?.

"주민들의 생활 환경과 밀접한 사업에 주민의견이 반영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특히 올해말과 내년초에 북항 주변의 송현·수문통 아파트지구에 3400가구가 새로 입주하는 만큼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환경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인천해양수산청과 건설업체에서는 북항 고철부두에 설치할 공해 저감시설이 관련 규정을 훨씬 웃도는 선진 시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북항 고철부두에 설치할 방진막 높이가 15m로 규정 높이의 6.25m보다 높다. 그러나 이 지역에는 북서풍이 심하게 불어 방진막 높이와 상관 없이 환경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돔형태의 방진시설을 설치하던가 콘크리트 방진벽을 더 높게 세워 비산 먼지가 밖으로 유출되지 않게 해야 한다."

-북항개발이 장기간 표류해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데.

"인정한다. 그러기 때문에 인천시와 인천지방해양청은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해 저감 시설의 대안을 하루빨리 제시해야 한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