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사면초가에 배수의 진을 쳐야할 때다.
월드컵 개막일을 70여일 앞둔 시점에서의 한국축구.
그야말로 한 걸음도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히딩크 감독의 지도하에 16강 진출을 위한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별다른 수확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대표팀.
국민들은 준비과정으로 생각해달라는 히딩크의 당부에 절대적인 신임을 보내왔지만 이번 핀란드전(20일)만은 바라보는 시각이 틀리다.
지금까지 불안한 전력을 보여줬던 국내파 일색의 대표팀도 아니고 일부 유럽파만 가세한 대표팀도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혹자들이 말할 수 있는 '드림팀'이 이번 핀란드전에 나서는 대표팀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 사실.
히딩크가 그토록 원하는 설기현이 대표팀에 합류했고 일본파에서 황선홍, 최용수, 유상철, 그리고 윤정환이 합류했다.
공격진에 황선홍, 설기현, 최용수 등이 포진하고 미드필드에 이영표, 박지성, 유상철, 이천수가 자리잡고 수비는 홍명보가 이끈다.
그 이름만 살펴봐도 명실상부한 대표팀이다.
모두가 한두 번 쯤은 히딩크의 조련을 받아본 적이 있고 또 꾸준히 체력 훈련도 병행해 왔던 선수들이다.
전술적인 이해도 부족과 체력 부진은 더 이상 핑계거리가 될 수 없는 상황.
이런 멤버로도 핀란드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더 이상 변명할 여지가 없다.
물론 핀란드도 만만한 팀은 절대 아니다.
비록 FIFA 랭킹은 47위에 머물고 있지만 이번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강호 잉글랜드와 독일과 무승부를 펼칠 정도로 안정된 전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상대팀의 전력이 중요한 시점도 아니고 꼭 승리를 거둬야만 하는 시기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향상되고 안정된 전력을 보여주는냐, 16강 진출을 위해 미국과 폴란드를 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냐다.
만일 이번 평가전에서도 향상된 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게다가 패배까지 하게 된다면 월드컵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이전과 다른 모습,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평가전의 주요 임무이자 한국 축구가 살아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된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