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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한 남성'의 패션 포인트 '서류가방'

입력 | 2002-03-19 17:18:00

왼쪽부터 테스토니, 골드파일, 가파치



가방은 ‘장만한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큰 맘 먹고 사는 패션상품. 가격도 가격이려니와 가까이에 두고 오래 쓰기 때문이다. 특히 서류가방 즉 비즈니스 가방은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를 짐작하게 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50대 이후엔 가방 든 모습이 오히려 활동적이고 젊게 비치므로 신경 써 ‘장만할’ 일이다.

비즈니스 가방은 딱딱하고 단조롭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세련된 디자인이 많다. 변호사들이 서류를 넣고 다니던 가방에서 유래한 브리프케이스가 대표적. 자물쇠가 달려 있고 접혀진 뚜껑과 딱딱한 손잡이가 있는 기본형 서류가방이다. ‘자료수집철’란 뜻의 포트폴리오는 이것보다 더 단순하고 간편한 가방을 말한다.

‘007가방’이라고 하는 아타셰케이스는 한때 미국 비즈니스맨 사이에서 널리 유행했는데 요즘에는 일부 직장인이 찾는다. ‘아타셰’란 원래 프랑스어로 공사관 직원을 말하는데 딱딱하게 각지게 만든 이 아타셰케이스는 1963년작 제임스 본드 영화 ‘007 위기일발’에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봄 남성 비즈니스 가방은 안은 갖가지 기능을 고루 갖췄으면서도 겉은 단순하고 깔끔해 보이는 디자인이 많다. 가파치 피에르가르뎅 골드파일 등 전문 브랜드에서는 고급소재와 세련된 디자인의 서류가방들을 대거 내놓았고 아디다스에서는 의사들이 왕진을 가거나 스포츠경기장에서 선수들을 돌볼 때 드는 닥터백을 선보였다.

가파치의 신제품은 ‘오피스라인’. 잔잔한 엠보싱 소가죽으로 만든 오피스라인은 가방이 넘어져도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도록 뚜껑과 맞닿는 측면의 위부분을 둥글리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가격은 36만∼43만원.

가죽이 바닥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밑부분에 스틸소재를 박은 것이 특징인 골드파일 신제품이 29만7000원이고 니켈 소재 장금장치로 장식한 깔끔한 피에르가르뎅 가방은 32만4000원이다.

▼가방 브랜드별 특징과 가격▼

브랜드

특징 및 가격

골드파일

고품질 고감각 지향의 최고급 이미지 추구. 라이선스 제품은 35만7000∼45만7000원, 직수입품 47만5000∼110만5000원.

피에르가르뎅

안정되고 베이직한 멋과 대중적 실용주의를 추구. 가격대는 21만5000∼39만7000원. 니켈 소재 장금장치가 있는 것이 인기.

가파치

이탈리아제 소가죽으로 만든 중후한 느낌의 오피스라인은 36만∼43만원, 튼튼한 물소가죽 소재의 제우스라인은17만4000∼37만원.

쌤소나이트

실용적인 가방을 추구한 고전적 스타일. 신사정장이 어울리는 제품이 많다. 가격은 주로 20만∼40만원대.

델시

이탈리아산 통가죽을 이용한 비즈니스가방이 33만원. 송아지 가죽을 엠보싱 처리한 것은 47만3000∼56만1000원.

해외 명품으로는 테스토니의 북미산 순록가죽을 사용한 브리프케이스가 인기. 표면이 엠보싱 처리돼 흠이 거의 나지 않으며 쓸쓰록 가죽 자체가 지니고 있는 색상이 더욱 멋스럽다. 니켈로 된 버클 장식은 오래 사용해도 그 형태가 보존된다는 것.

페라가모의 남성용 손가방인 파우치의 소재는 표면이 오톨도톨하게 돼 있는 소가죽인 페블 카프. 부드럽고 손지문이 가죽 표면에 남지 않는다. 모서리가 각이 져 한손으로 잡고 다니기에 편리하다.

발리의 ‘타브라인’에서는 넉넉한 수납공간에 신경을 쓴 럭서리 브리프케이스가 눈에 띈다. 송아지 가죽을 사용해 부드럽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가방은 자신의 몸집에 비례해 크기를 선택하라고 패션 코디네이터 염경숙씨는 권한다. 어깨가 넓은 근육질형(역삼각형)은 가방이 너무 작지 않아야 한다. 보통 어깨에 마른 몸매(직선형)는 너무 두껍고 크지 않은 스타일을 고르고 살이 찐 통통한 형(둥근형)은 007 가방같이 사각의 두툼하지 않은 스타일이 어울린다.

가죽가방을 오래 쓰려면 가죽보호제로 자주 표면을 닦아주고 가죽은 물기를 흡수하기 때문에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며 항상 찌그러지지 않도록 형태를 잡아주라고 피혁전문가 김원주씨는 조언했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